[리뷰] 듀얼심·가성비 품고 9년 만에 돌아온 모토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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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2-06-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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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럭시S22급 카메라 탑재…중저가 가격에 성능↑

  • '외산폰의 무덤' 한국 시장…LG전자 대체할 수 있을까

모토로라 엣지 20라이트 5G [사진=오수연 기자]

추억 속 모토로라가 9년 만에 다시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린다. 5G 스마트폰을 앞세워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과 손잡고 '듀얼심'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LG전자 빈자리 꿰차기에 나섰다. 

모토로라 스마트폰 '엣지 20라이트 5G'를 보기 위해 박스를 개봉한 첫인상은 무난했다. 모토로라의 '레이저폰'이 시장을 주름잡던 폴더폰 시대 학창 시절을 보낸 만큼 기대가 컸지만, 짙은 회색(일렉트릭 그라파이트)에 모토로라 로고가 있는 디자인으로 일반적인 스마트폰 디자인과 크게 차이가 없다. 

겉모습은 무난하지만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엣지 20 라이트 5G 화면은 6.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생생하고 선명한 색감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때 쾌적하다.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면 이에 비례해 무게가 무거워져서 개인적으로 작은 스마트폰을 선호하지만, 커다란 화면 크기에 비해 무게는 185g으로 가벼워서 부담이 없었다. 8GB RAM과 128GB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단말기 갤럭시 S22 시리즈 못지않은 1억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장착했다. 특히 접사 기능이 만족스러웠다. 가까이 있는 물체를 촬영할 때 사물에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접사로 전환' 문구가 나온다. 접사 기능을 이용하면 흐릿하게 보이던 사물이 세밀한 부분까지 선명하게 나온다. 
 

엣지 20라이트 5G의 접사 기능을 사용해 촬영한 사진(왼쪽)과 기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사진=오수연 기자]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탓에 본체보다 카메라가 튀어나온 일명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지만 케이스를 씌우니 가려져서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5000mAh 대용량 배터리에 30W 고속 충전기를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한다. 무선 충전 기능은 없지만, 배터리 용량과 초고속 충전이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최근 주요 제조사에서는 3.5mm 유선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자도 있고 기본 구성품으로 유선 이어폰도 제공한다. 애플, 삼성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구성품이 포함돼 있고, 유선 이어폰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소소하게 만족스럽다. 

조작도 간편하다. 그간 거의 갤럭시만 사용해서 처음에는 스와이프를 이용한 조작법이 낯설었다. 그러나 몇 번 사용 끝에 적응되니 이내 더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치감도 좋다. 

엣지 20 라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듀얼심이다. 유심(USIM)을 두 개 꽂아 듀얼심으로 이용하면 스마트폰 한 대로도 번호 두 개를 쓸 수 있다. 아직 e심(embedded SIM)이 상용화되지 않았고, 오는 9월 e심이 상용화되더라도 중저가 단말기에서는 e심 기능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듀얼 넘버를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은 강점이다. 개인 용도와 업무 용도 번호를 분리해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직장인들에게 적합해 보인다. 
 

LG헬로비전 직원이 새로 출시하는 모토로라 5G 단말 2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헬로비전]

가성비도 장점이다. 전반적으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성능을 자랑하지만, 30만원 후반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헬로모바일 LTE 요금제와 결합하면 더욱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모토로라 론칭 특별할인 프로모션으로 헬로모바일 인기 LTE 요금제 가입 시 '월 요금 5000원 추가할인(단말지원금 선택 시)' 또는 '선택약정 10% 추가할인(요금지원금 선택 시)' 혜택을 제공한다. 5000원 추가할인 혜택을 받아서 2만원 초반대 LTE 요금제를 이용하면 '공짜폰'으로 구매할 수 있다. 

측면 지문인식, 통화 중 녹음 기능도 제공한다. 전국 46개 레노버 AS 센터를 통해 2년간 무상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사후 지원도 걱정 없다. 

모토로라는 엣지 20라이트 5G는 물론 '모토 G50 5G'도 함께 출시했다. 두 제품은 앞서 출시한 북미·유럽·중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끈 모델이다. 이를 통해 LG전자의 빈자리를 꿰차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 모토로라는 이미 LG전자를 대체할 단말기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시장에서 애플(58%), 삼성전자(22%)에 이어 점유율 10%로 시장 3위를 기록했다. 

애플의 아이폰SE, 삼성의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단말기 가격이 5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능에 30만원 후반대인 모토로라의 가격 경쟁력은 분명히 뛰어나다. 그러나 한국 시장은 애플과 삼성이 양분하고 있으며,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 먼저 진출한 중국 브랜드들도 고전하는 상황이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모토로라가 순조롭게 LG전자 반사이익을 누리고,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듀얼심과 가성비라는 차별점으로 모토로라가 과거 스타텍, 레이저의 명성을 잇는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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