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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퍼터를 선보이는 박상훈 칼스베드골프 대표이사. [사진=이동훈 기자]
제로 퍼터는 풀 말렛이라 부른다. 완전한 말렛이라는 뜻이다. 외형은 반달이 아닌 꽉 채운 모습이다. 관성모멘트(MOI)는 1만을 자랑했던 이븐롤 아웃백을 뛰어넘었다.
라인업은 샤프트를 교환할 수 있는 V 시리즈가 아닌 교환할 수 없는 클래식 시리즈다. 퍼터 헤드와 샤프트는 기존 퍼터와는 다른 위치에 만나 있다. 샤프트보다 페이스가 앞에 있는 이븐롤만의 기술(페이스 포워드)이다.
첫 모습은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골퍼를 따듯하게 감싼다. 투볼처럼 공 모양의 원이 있어서 집중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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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롤 제로 퍼터. [사진=이븐롤]
이븐롤을 전개하는 칼스베드골프 박상훈 대표이사는 "제로 퍼터는 이븐롤 기술의 집약체다. 공학적으로 설계된 샤프트와 기술력을 총동원한 헤드가 만났다. 정교하게 잘 맞는다. MOI가 높아서 툭 쳐도 쭉 뻗는다.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인기 요소 중 하나다"며 "솔 부분에 뚫린 구멍으로 공을 끼워 올릴 수 있다. 가수 임창정이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븐롤에 공을 끼우고 '어~ 공이 어디 갔지'라며 능청스러운 표정과 연기를 해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국내에 상륙하는 제로 퍼터의 수량은 단 50개. 소량 생산 원칙은 이븐롤을 이끄는 퍼터 명장 게린 라이프의 고집이다. 현지 시설도 대량 생산할 수 없는 구조다. 미국 내에서도 주문이 밀려 2~3주 이상 소요된다. 고집은 적은 불량품과 높은 완성도로 이어졌다. 2016년 출발한 후발주자가 국내 3대 퍼터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다.
최근 한 쇼핑몰 누리집에는 '이븐롤 그립이 끈적거린다'는 댓글이 있었다. 이에 대해 박상훈 대표이사는 "타사 유명 퍼터 그립과 비교했을 때 잡는 느낌이 좋아서 그런 것이다. 이븐롤은 정교한 퍼팅을 위해 그립이 손에 달라붙는 재질을 사용했다. '끈적'보다는 '쫀득쫀득'이라 느끼는 쪽이 바르다. 전용 그립 때문에 이븐롤을 선택하는 고객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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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칼스베드골프 대표이사. [사진=이동훈 기자]
그런 그에게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는지 물었다. "건국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고객이 있었다. 논문 제출을 위해 퍼팅 분석 자료를 요청했다. 이븐롤과 칼스베드골프 연구소의 정교한 퍼팅 분석에 푹 빠진 분이었다."
이븐롤의 인지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논문이 발표될 정도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정상을 달리는 한 여자 프로골퍼도 이븐롤 사용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를 뛰는 남자 프로골퍼도 마찬가지다. 프로골프 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로 퍼터는 이븐롤의 야심작이다. 거센 진동으로 국민 퍼터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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