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자체 카드사업을 철수하면서 BC카드와 결별을 선언했다. 최근 들어 은행권이 독자적인 신용카드 업무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새로운 업무제휴 전략을 취하면서 BC카드(비씨카드)와 결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3일 카드업계와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오는 11월부터 SC제일은행 비씨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비씨카드 결제망을 사용하는 시그마카드·리워드W신용카드 등 SC제일은행 일부 카드는 오는 11월부터 새로 발급받거나 추가·갱신·전환 발급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발급 중단에 따른 빈자리는 현대카드 등 다른 전업카드사와 협업한 제휴카드로 채워질 전망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현대카드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하반기 중 새로운 제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 외에도 비씨카드 고객사의 이탈 흐름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북은행은 신용카드 프로세싱 업무 제공사를 비씨카드에서 KB국민카드로 교체하기로 한 바 있다. KB카드는 하반기 중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현재 전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지난해 독자 결제망 구축을 선언했다. 연내 250만개 가맹점을 확보할 방침이다. 독자 결제망 구축이 완료되면 그동안 비씨카드에 위탁해온 카드전표 매입 등 주요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비씨카드는 1982년 은행신용카드협회를 모태로 설립돼 1987년 현재 이름으로 바꾼 뒤 카드 발행·관리서비스와 전표 매입과 같은 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주력 사업으로 수행해왔다. 신용카드는 독자적인 브랜드와 카드 업무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씨카드 결제망에 의존하는 업체가 많았다.
그러나 주요 금융지주사 소속 전업카드사들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한 데다 업체 간 제휴 관계 판도가 바뀌면서 카드 프로세싱 서비스 시장에서 비씨카드 지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비씨카드의 신용카드 결제전표 매입액 점유율은 2016년 26.1%에서 지난해 9월 말 23.1%로 낮아졌다.
비씨카드는 △자체 카드 발급 사업 △글로벌 카드 프로세싱 사업 △빅데이터 사업 등 세 가지 축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다보니 국내 카드 프로세싱 서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 같다"면서 "최근 핀트, 네이버파이낸셜 등 다양한 핀테크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해 업무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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