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단행] 이창용 "기준금리 당분간 25bp 점진적 인상 바람직"…빅스텝 불씨 여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25bp(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에 대비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2.25%로 상향 조정하는 '빅스텝'을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오늘 금통위에서) 저희가 생각한 것은 향후 수 개월 간 물가상승률이 6%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일어나고, 이르면 3분기 후반부터 낮아진다는 가정을 전제로, 빅스텝을 통해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낮춘다는 것이었다"며 "이 흐름대로 갈 경우 향후 기준금리 인상은 0.25%포인트씩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예상을 웃도는 물가 상승률과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또다시 빅스텝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점진적 금리 인상' 발언이 연내 빅스텝을 추가로 단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냐는 질의에 대해선 "빅스텝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너무 강한 표현"이라면서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거나 물가 상승, 전 세계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양방향 모두 우리가 생각한 베이스라인에서 유연하게 대처해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추가적인 빅스텝 대응이 나올 수 있는 물가상승률 수준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이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추가 빅스텝을 위한 물가상승률 전제가) 6.5%냐, 7%냐에 대한 판단은 금통위원들이 한다"면서 "이들이 자료나 외환시장 성장률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고 그게 바로 금통위원 존재의 이유"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