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속의 황금 반지보다 토마토 속에 숨어있는 공로자들 덕분이지요”
화천 토마토 축제가 열렸던 지역 주민들의 말이다. 주민들은 화천 토마토 축제가 ‘토마토 속 황금 반지를 찾아라’ 보다 축제 뒤에 숨은 공로자들의 노력으로 성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2년도 제18회 빅토리 부대와 함께하는 화천 토마토 축제’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일원에서 뜨거운 여름을 달랬다. 이 축제는 2003년에 시작됐다. 국내 대표 여름 축제 중의 하나로 매년 10만여 명 이상이 다녀가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축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됐다.
이번 축제는 5일 선포식과 불꽃놀이로 화려하게 시작됐다. 민·군·관이 함께하는 화합의 장이 축제 열기로 산골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축제는 토마토 월드존을 비롯해 피아존·워터존·해피존·마켓전시존·액티비티존 등 6개 주제 공간에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달아오르며 7일까지 펼쳐졌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슬라이스 수영장과 물총 놀이터가 마련된 토마토 워터존과 토마토 팩, 페이스 페인팅, 패션타투 등을 체험하는 토마토 해피존은 여름 축제의 즐거움을 더 해주었다. 어린이 출발드림팀, 토마토 참호격투, 서바이벌 사격체험, 밀리터리 전시회 등 군(軍)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토마토 액티비티존 또한 이색적인 재미를 안겨주었다.
축제는 열기와 흥분과 감동, 그 자체였다. 화천군에 따르면 이번 축제 기간 관광객은 모두 10만7283명(외국인 관광객 2706명, 차량 2만6820대 방문)이다. 이들은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축제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다. 축제장을 떠나는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이처럼 축제는 관광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며 성황리에 마쳤다. 숨은 공로자들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 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토마토 속에 들어있는 ‘황금 반지를 찾아라’였다. 이 이벤트는 45톤의 토마토 속에 숨겨놓은 30돈의 황금 반지를 찾는 보물찾기 같은 게임이다. 6일과 7일 오전, 오후 각각 2회씩 진행돼 관광객들을 흥분시켰다. 하지만 축제 속에는 토마토 속의 황금 반지보다 더 보물 같은 숨은 공로자들이 있었다.
바로 주민들과 장병 그리고 공무원들이었다. 이들은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았다. 모든 일개미가 홀로 무거운 짐을 묵묵히 나르듯 그날그날의 축제 준비는 물론 끝난 뒤에도 남모르게 구슬땀을 흘렸다.
주민들은 “사람들이 오면 마을이 깨끗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쓰레기) 치우는 거예요”라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청소에 나섰다. 군부대도 70여 년을 함께한 주민들과 유정의 미를 거두기 위해 축제 흥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축제 처음으로 군단장과 3개 사단장이 함께했고 거리에는 장병들이 가득했다. 또 밤에는 27사단 출신의 유명 연예인들이 흥행을 이끌었다. 한 부대 간부는 “이번 축제의 의미가 남달라서 어느 때보다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며 “오랜 세월을 같이 한 부대가 주민들에게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공무원들에게는 가장 바쁘고 분주한 축제의 시작과 끝이었다. 이들은 모든 역량을 발휘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로 마무리되도록 긴장을 풀지 않았다. 우선은 관광객 방문 촉진을 통한 관광 수입으로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였다. 이에 지난 축제와는 달리 그동안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 역할을 해온 군부대와 처음부터 행사를 계획하고 축제 이름도 ‘제18회 빅토리 부대(27․15사단)와 함께하는 화천 토마토 축제’로 정했다. 이런 공무원들의 기대에 군부대는 축제와 연계해 1일부터 4일까지 민·군·관의 화합과 단결을 위한 Always Victory Festival(V.T.F)을 사내면 중심가에 있는 사내복합체육관에 마련하고 관광객들의 관심을 높였다.
숨은 공로자들 덕분에 산골 마을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랜만에 토마토로 붉게 물들며 축제의 부활을 반기는 관광객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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