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숙원사업 '고로' 접고 안정성 택한 이유···"아직 컬러강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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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8-2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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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최근 철강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을 정리하고 있다. 그중 동국제강 숙원사업으로 평가됐던 '고로' 제철소마저 처분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칫 악재가 될 수 있는 기존 해외 사업을 정리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고로 이 밖에도 미래 성장동력인 컬러강판이 남은 만큼 '선택과 집중'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21일 동국제강은 이달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 30%를 글로벌 철강 기업인 아르셀로미탈에 6억3620만 달러(약 8416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CSP 제철소는 동국제강의 핵심 생산시설이자 회사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열쇠로 주목받았다. 전기로 생산시설만 보유했던 동국제강이 브라질 CSP 제철소를 건립하면서 자체 고로 제철소를 보유한 완전한 철강회사로 거듭나게 됐다는 시각에서다.

아울러 초반 투자 구간을 넘기고 생산시설이 안정화에 접어드는 시기에 매각을 단행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브라질 CSP 제철소 당기순손실은 2017년 7406억원, 2018년 5429억원, 2019년 4659억원, 2020년 623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환경 규제로 중국의 철강 생산이 크게 줄면서 수요가 집중됐으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철강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6529억원 규모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도 하반기 큰 변수가 없으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숙원사업이자 흑자를 내고 있는 생산시설을 정리한 것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는 리스크 회피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동국제강은 이번 매각대금 8416억원을 거의 전량 브라질 CSP 제철소 관련 부채 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매각으로 동국제강에 유입되는 현금은 없고, 부채만 줄어드는 셈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주요국이 고금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 이후 철강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이 된다면 생산시설을 보유해 가동하더라도 제값에 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로 발생한 부채가 기업 경영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진다.

아울러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든든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상황이라 숙원사업인 고로 제철소를 포기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동국제강은 '럭스틸' 브랜드로 대표되는 컬러강판 사업으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멕시코와 인도, 태국에 위치한 컬러강판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2030년까지 생산 규모를 100만톤(t)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컬러강판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고로 제철소에 집착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혹시 모를 리스크 발생을 우려해 고로 제철소 등을 정리하고 컬러강판으로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움직임 같다"고 말했다.
 

브라질 CSP 제철소 [사진=동국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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