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이 지난 20일 별세하며 대웅그룹의 지배 구조와 경영 여건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그룹은 윤재승 최고비전책임자(11.61%) 등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38.06%의 지분을 보유하며 지주사 대웅을 지배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장남인 윤재용 전 대웅제약 부사장이 6.97%, 장녀 윤영 전 대웅생명과학 대표가 5.42%를 각각 보유 중인데 현재 장남과 장녀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과거 대웅그룹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차남 윤재훈 전 대웅제약 부회장은 알피코프로 독립했다.
지주사 대웅은 대웅제약(47.71%)을 지배하고,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30.85%)를 거느리고 있다. 대웅그룹의 상장사는 대웅,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총 3곳이며 비상장사는 대웅바이오, 대웅생명과학을 포함해 총 33곳에 달한다.
대웅그룹은 현재 2014년 윤 명예 회장의 지분 정리로 윤재승 CVO 체제로 정리되며 경영 분쟁 요소가 사라진 상황이다. 삼남인 윤 CVO는 검사 출신 경영인으로, 1997년부터 2009년까지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고 이후 작은 형인 윤재훈씨에게 대웅제약 대표 자리를 내줬지만 2014년 9월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 경쟁을 마무리한 바 있다. 2018년 8월 폭언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올해 들어 CVO로 복귀했다. 윤 CVO는 직접적인 경영에 참여하진 않지만 신사업 투자와 연구개발 등 회사의 성장 방향을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웅제약과 대웅 등은 모두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전승호·이창재 대표이사가, 대웅은 윤재춘 대표이사가 전문경영인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박승국·정승원 대표이사 체제다.
일각에서는 윤재승 CVO가 대웅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데다 올해 복귀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등판하는 것도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회사 측은 아직 본격적인 경영 참여는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재승 CVO는 현재 경영 자문 역할을 하고 있고 아직 구체적인 회장 취임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자체 개발한 신약들의 시장 안착 등 당면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윤재승 CVO의 역할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보건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출시한 역류성식도염치료제 '펙수클루'의 시장 안착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대웅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SGLT-2 억제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 품목허가 신청을 접수했고 하반기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 프로젝트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FDA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DWP213388'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현재 환자를 모집 중이며 올 4분기 1상을 시작할 예정으로, 건강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단회 투여와 반복 투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대웅제약 내부적으로 과거와 같은 오너리스크가 불거지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회사 소유와 경영을 최대한 분리돼 운영하려고 하고 계열사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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