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2.5원 오른 138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3월 30일(종가 기준 1391.5원)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1377원에 개장한 환율은 약 7분 만에 1380원을 돌파했고, 오전 11시경 1388.4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새로 쓰고 있다.
1390원선에 다다른 환율은 이날 점심께 외환당국이 시장 점검을 위해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의를 열고, 한국은행이 오후 2시에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추가로 열자 급등세가 진정됐다
유로화와 위안화, 엔화 약세도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날 엔화는 장중 달러당 144엔을 넘어섰다. 지난 7월 말 달러당 133엔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이날 엔화 약세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지만 엔화 가치는 더 하락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반대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는 이날 달러당 1.0129유로까지 올랐다. 이 또한 20년 만에 최저치다.
이날 원화도 흔들렸다. 한국은행이 이날 8월 경상수지 흑자액이 1년 전보다 66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다. 상품수지는 약 11억8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의 흑자 폭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하면 한국 경제의 신인도가 낮아져 원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원화 약세 속도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 주 미 연준이 FOMC에서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간다면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 기조 흐름을 완화시킬 수 있는 요인은 8월 미국 소비자물가와 9월 FOMC 회의 결과"라며 "9월 FOMC 회의에서 강력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킹달러 지속과 함께 원화, 엔화, 위안화는 1,400원, 150엔, 7위안 이상에서 추가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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