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 국내와 미국 조야(朝野)에 '확장억제(핵우산)'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데 잘 경청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이러한 안보 사항을 대통령이 공개 확인하거나 명시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11월 초 사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예상되면서, 정부는 미국과 확장억제 '획기적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2일(현지시간) 첫 ‘국가안보전략(NSS)’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하고, 북한은 이란과 함께 '불안정을 야기하는 소규모(smaller) 독재국가'로 정의했다.
보고서는 "우리는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 진전을 이루는 한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력(extended deterrence)'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적 접근과 확장억제는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NSS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되면서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반도에는 북한은 물론 남한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를 일부 변형한 형태의 방식도 제기된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령 괌에 전술핵을 배치하고 '한‧미' 혹은 '한‧미‧일' 3국이 공동 운영하는 방식이다. 또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상시 순환배치하는 것도 언급된다.
그러나 이는 자칫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거드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을 노골적으로 자극할 우려가 있다. 결국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동의를 얻을 수 있고, 주변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방식의 '확장억제 강화'라는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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