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고용노동부는 불법 쟁의행위 관련 손해배상 해외 사례와 국내에서 2009년부터 지난 8월까지 기업·국가·제3자가 노동조합이나 해당 간부·조합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노란봉투법' 논의를 돕고자 실시한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를 상대로 한 기업 측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말한다.
고용부는 "대부분 국가에서 정당한 쟁의 행위에 대해선 민사상 책임을 면책한다"면서도 불법 쟁의행위에 면책을 규정한 해외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부분 국가에서 사업장 점거도 위법하다고 판단해 손해배상 청구를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국내 소송 63건을 분석한 결과 인용 판결은 39건, 기각 판결은 24건이었다고 밝혔다. 인용 39건 중 28건은 불법 쟁의행위, 11건은 불법행위로 보고 법원이 노조 측에 손해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불법 쟁의행위라도 손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때만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일반 조합원이 단순히 노무 제공을 멈춘 것만으로는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손해배상 청구 원인은 사업장 점거에 의한 생산라인 중단이 49.2%(31건)로 가장 많았다. 집회·시위·농성은 22.2%(14건), 파업은 17.5%(11건)다. 사업장 점거 사건 인용률은 90.3%, 금액으론 전체 청구 인용액(332억2000만원)의 98.6%인 327억5000만원이다.
배상 결정이 내려진 사건을 보면 부당한 수단으로 쟁의행위 정당성이 부정된 경우가 89.3%다. 이 중 위력 등으로 사업장을 점거한 경우가 88%로 집계됐다.
법원은 손해배상 청구액이 많다는 이유만으론 회사가 근로자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끼치려는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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