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로 여야가 일제히 정쟁을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민생법안 처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여야가 취지에 공감하되 각론에서 이견이 적잖은 법안도 많아, 최종 본회의 처리까지는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납품단가연동제와 카카오먹통방지법(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의 당론 추진을 공언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납품단가연동제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끝없는 악재 속 중소기업은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또 “카카오먹통방지법은 데이터센터 등의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사용자 100만명 이상, 트래픽 점유율이 1%를 넘는 서비스를 재난관리법에 포함하는 내용”이라며 “민생 시계는 계속 돌아가고 있고 민주당은 국민들이 주신 책임과 권한을 받들어 국민의 삶을 살피고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먹통방지법은 여야 모두 입법에 의욕을 보여온 만큼 통과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여야는 지난달 15일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사태 직후 대책 법안의 빠른 처리를 공언했다. 다만 납품단가연동제는 여야 이견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그간 발의된 납품단가연동제 관련 법안들에 따르면, 국민의힘 법안은 원자재 가격 상승·하락을 모두 반영한다. 반면 민주당은 대체로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만 납품단가연동제를 적용토록 하고 있다.
납품단가연동제는 여야가 공통으로 내세운 대표 민생법안이라, 막판 극적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야당 일각에서는 여당과 마찬가지로 원자재 가격 상승·하락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하도급법 개정안에는 ‘원자재 가격이 3% 이상 변동할 경우 변동분을 하도급 대금에 반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이 입법에 사활을 건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양곡관리법'은 최종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지 미지수다. 여야 입장이 평행선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조장법’, 양곡관리법을 ‘쌀 공급과잉·재정낭비법’으로 각각 규정하며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아울러 △불법사채 무효법 △금리폭리 방지법 △신속회생 추진법 등으로 구성된 가계부채 3법도 여야 논의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가계부채3법의 최우선 처리를 단언했지만, 국민의힘은 가계부채 3법이 ‘시장 질서에 반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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