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 전주환 첫 공판..."정말 잘못...뉘우치며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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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수습기자
입력 2022-11-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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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1일 '신당역 스토킹 살해범' 전주환이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당역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전주환(31)이 22일 열린 첫 공판에서 "정말 잘못했음을 잘 알고 있고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에서 열린 1차 공판에서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살아가겠다”며 "정말 잘못했고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전씨는 공판 내내 증거물이 제출되는 화면과 방청인석을 등지고 판사 쪽을 향한 채 앉아있었다. 약 1시간 동안 미동 없이 어깨를 움츠린 채 한 곳만 응시했다.

이날 검찰은 범행 당일 신당역 화장실 바깥에 설치된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정신의학 전문가의 소견 자료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전씨의 살인은 계획적이었으며 의도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범행 당일 피해자가 여자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자 전씨가 숨어있다 칼을 든 채 화장실 안으로 따라 들어가는 모습 등이 담겼다. 검찰은 “피해자에게 다가가 합의를 요구하거나 대화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다"며 살해의 고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범행 1차 시도 후 2차 시도까지 25분간 피해자 근처에서 기다린 점도 강조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대부분 공소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올해 9월 14일 이전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한 동기는 살해 목적이 아니고 (스토킹 사건을) 합의할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전씨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를 만나서) 일단 합의를 요구하려고 했으나 소리 지르거나 피할 경우엔 죽일 생각도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CCTV 영상 증거를 제출하며 "다른 각도 CCTV를 보면 피해자가 현장에 나타났을 때 피고인이 다가가려 하지 않고 몸을 숨겼다가 몰래 따라갔다"며 "피고가 일단 합의하려 했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전씨가 머리에 샤워캡을 쓰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는 앞서 "너 죽고 나 죽자는 상황에 대비해 머리카락이 (범행 현장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려 했다"고 샤워캡을 구매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날 검찰은 전씨가 지난 9월 5일 생활용품 판매점을 검색한 내역을 제시했다. 
   
전씨를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는 전문가 소견도 증거로 제출됐다. 검찰은 "정신의학과 소견 자료에 따르면 범행 당시 전씨는 심신미약으로 볼 수 없고 계획적 범행이 가능한 상태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12월 13일 오전 10시로 지정됐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에 "(다음 공판에는) 일반인이 생각할 수 없는 범행 동기와 심리 상태, 재범 위험성 등에 대한 설명을 위해 정신의학 전문가 증인 신청을 검토해보라"고 권고했다. 

전씨는 지난 9월 14일 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피해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2019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A씨에 불법촬영물을 보내고 스토킹을 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검찰이 스토킹처벌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9년을 구형하자 선고기일 전날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했다. 전씨는 피해자의 주소지와 근무 일정 등을 알아낸 혐의로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주거침입 등 혐의도 추가로 적용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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