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또는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많은 경향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총수 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상관관계는 상당히 완화한 모습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지정된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316개 계열회사의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했다.
10대 그룹, 전체매출 중 12.9%는 내부거래
올해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218조원, 내부 거래액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6%로 집계됐다. 전체 규모는 지난해(183조5000억원)보다 늘었지만,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42.0%), 대방건설(28.2%), 중앙(28.0%) 순이었다. 두나무·크래프톤·보성·KG·일진·오케이금융그룹·신영·농심 등 신규 지정된 8개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6.5%로 낮게 나타났다.
올해 신규 지정된 집단 8개를 제외하고 2년 연속 분석 대상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33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68개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0.1%포인트 늘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쿠팡(7.4%포인트), DL(5.1%포인트), 셀트리온(3.9%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에스케이·현대자동차·엘지·롯데·한화·지에스·현대중공업·신세계·씨제이)의 매출액은 120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1031억2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매출액이 크게 늘면서 내부거래 금액도 함께 뛰었다. 그러나 내부거래 비중은 12.9%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총수 일가 또는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이 계속됐다. 특히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 대비 3.4%포인트 감소했다. 총수 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완화한 모습이다.
물류·IT서비스 모두 매출·매입 내부거래 의존도 높아
아울러 물류와 IT서비스 분야의 경우 매출과 매입 모두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날 물류·IT서비스 분야의 내부거래 현황, 공익법인과의 내부거래 현황을 새롭게 분석·공개했다. 물류 매출 현황을 공시한 31개 기업집단의 물류 내부매출액(물류업 영위회사의 전체 물류 매출액)은 12조3000억원, 내부매출 비중은 49.6%로 나타났다. 물류 매입 현황을 공시한 25개 기업집단의 물류 내부 매입액(계열회사의 전체 물류 매입액)은 12조원, 내부매입 비중은 49.8%로 나타났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물류 내부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집단은 쿠팡, 농협, 한라, 하이트진로, 농심 순이었다. 금액이 높은 기업집단은 엘지, 쿠팡,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순으로 나타났다. 물류 내부매출액(12조3000억원) 중 매출금액 기준 상위 5개 집단의 내부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73.6%(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서비스 매출 현황을 공시한 47개 기업집단의 IT서비스 내부매출액은 13조1000억원, 내부매출 비중은 68.3%이었다. IT서비스 매입 현황을 공시한 43개 기업집단의 IT서비스 내부 매입액은 11조4000억원, 내부매입 비중은 57.1%로 나타났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IT서비스 내부매출 비중이 100%인 기업집단은 현대백화점, 농심, 동원, 오케이금융그룹, 쿠팡이다. 내부매출액이 높은 기업집단은 삼성, 엘지, 에스케이, 현대자동차, 롯데 순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물류·IT서비스 분야에서는 특정 계열회사와의 관계보다는 여러 계열회사와의 관계에서 내부매출이 발생했다"며 "이런 경향은 IT서비스 분야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류·IT서비스 분야는 매출·매입 양방향 모두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시장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기업집단 소속 물류·IT서비스 회사는 매출을 계열회사에 의존함에 따라 자체적 혁신 동력이 저하되고, 매입회사 또한 계열회사로부터의 매입에 의존함에 따라 독립 물류‧IT서비스 회사의 성장 기회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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