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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더 올 뉴 그랜저' 주행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지난 8일 7세대 그랜저를 몰고 경기도 하남도시공사에서 의정부까지 약 60㎞ 구간을 왕복했다. 신형 그랜저의 첫인상은 긴 체구와 함께 90도 깎아지른 각진 스타일, 우아한 곡선으로 포인트를 준 부분이 묘하게 어우러졌다.
차체 길이는 5m 이상으로 이전 모델보다 더 커졌고, 높아진 보닛에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그릴이 차체의 웅장함을 대변한다.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그릴 통합형 헤드램프는 연결성을 강조하면서 차체가 더 크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주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스타리아’ 출시를 통해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를 선보인 바 있다. 해당 디자인을 그랜저에도 적용하면서 향후 주요 차종의 전면 디자인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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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그랜저 전면부 모습. [사진=김상우 기자]
또한 각 그랜저 휠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20인치 고휘도 스퍼터링 휠과 수평 형태의 LED 테일램프를 후면부에 채택해 전면부와 통일성을 이루게 한다. 다만 후면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을 범퍼 아래에 별도 배치한 점은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운전석에 앉자 스티어링휠 중심축인 네모난 스포크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역시 각 그랜저의 디자인을 계승하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변속기는 스티어링 휠 뒤쪽에 부착한 칼럼식으로 직관적인 조작을 가능케 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12인치 크기의 넓은 화면에 주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고, 주행모드와 스쿨존 주행 등 주행상황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앰비언트 램프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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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그랜저 후면부 모습. [사진=김상우 기자]
연비는 공식 연비보다 우월했다. 복합 9.0㎞/ℓ(도심 7.7㎞/ℓ, 고속 11.2㎞/ℓ)를 인증받았지만 직접 몰아보니 무려 13.1㎞/ℓ까지 올라갔다. 주행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변속하는 예측 변속 시스템이 연비 효율성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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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그랜저 1열 운전석 모습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반, 메인 디스플레이 등이 주행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정숙성도 빼놓을 수 없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계측해 실시간으로 역위상 음파를 생성해 소음을 상쇄하는 ANC-R 기술, 이중 접합 차음 유리 적용, 도어 3중 실링 구조, 분리형 카페트, 흡음 타이어 등 정숙성을 확보할 요인을 최대한 갖췄다. 트렁크 용량은 480ℓ로 SUV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웬만한 짐은 거의 다 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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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그랜저 2열 공간은 넉넉한 레그룸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그러나 수많은 고객이 사전계약에 나선 것을 볼 때 국내에서 이만한 가격대에 이만한 상품성을 갖춘 모델은 흔치 않다. 몇 년 동안 계속된 SUV 전성시대가 이번 7세대 그랜저 출시에 제동이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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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그랜저 트렁크 공간. [사진=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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