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이 취임 첫 날인 30일 신한 뉴 쏠 모바일앱과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채널에서의 이체수수료를 빠른 시일 내에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배경에 대해 한 행장은 "진옥동 전 행장님의 뜻을 이어가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결정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되고 모든 은행들이 동참했으면 한다"며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을 취임 일성으로 들고 나섰다.
한 신임 행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식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몇 개월 전 '뉴 쏠' 앱을 출시할 당시 임원회의에서 진 행장님이 그동안 우리가 이익을 내왔던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모바일앱과 인터넷뱅킹에서 발생하는 이체수수료를 면제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고 이에 당시 많은 임원들이 반대를 했다"며 "이에 저는 가장 빠른 시기에 해당 이체수수료 면제를 시행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한 행장은 "이는 전임 행장님의 간절한 방향이었고 저도 적극 동의를 했었다"며 "물론 재무적인 부분에서 여러 반대가 있겠지만 이 부분은 제 의사결정으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이 허들을 낮추고 수익 대신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사회에 하나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모든 은행이 (신한은행의 이체수수료 면제 시행에) 동참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 행장은 또 내년 경기 침체와 불안정한 경제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 건전성과 취약차주에 적극적이고 선제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내년에는 가계 뿐 아니라 기업, 특히 소상공인 이슈가 클 것"이라면서 "(지금보다) 더 어려워지고 건전성에 대한 이슈가 더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행장은 특히 은행 건전성과 관련해 "충당금 이슈보다 취약차주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은행권이 지금도 금리 인하나 이자유예, 채무조정프로그램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사회적 약자, 특히 취약차주에 대한 조치를 통해 연착륙이 되도록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취약차주 관련 구체적인 지원방안과 관련해서는 "일단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를 완화하고 있고 일정 금리를 초과할 경우 이자유예도 선제적으로 단행했다"면서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행장은 "대출 만기연장과 금리유예 등 다양한 형태로 채무조정을 하고 있지만 저의 우려는 소상공인과 중소법인 등 취약차주 지원을 연착륙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은행연합회 TF와 별도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이 시기만 넘기면 살아날 수 있는데 일시적 현금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또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보증기관 출연료를 늘려 실질적인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플러스 알파로 '리딩뱅크'답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역할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