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만수씨(46)는 ‘중증 천식 환자’다. 만성 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천식 중에서도 중증 천식 환자는 증상 조절이 힘들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한 달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높은 의료비 지출까지 더해져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급여가 적용되는 ‘오말리주맙’은 중증 알레르기 천식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이지만,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은 쓰지 못해 처방이 제한적이다. 김씨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김씨는 다른 천식 약이 급여 등재가 되길 기다리고 있으나 벌써 몇 년째 감감무소식이다.”
국내 환자들의 애가 탄다. 글로벌 신약이 출시 이후 국내에 도입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등재를 신청한 천식 치료제는 GSK ‘누칼라’(메폴리주맙), 한독테바 ‘싱케어’(레슬리주맙), 사노피 ‘아벤티스코리아 듀피젠트’(두필루맙),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파센라’(벤라리주맙) 등이다.
누칼라는 7년 전인 2016년 급여등재 실패 후 재도전에 나섰고, 듀피젠트 역시 재수생이다. 싱케어는 2017년 국내 허가 이후 급여등에 4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다.
급여 등재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국내 중증 천식 환자들은 여전히 비싼 약값을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 그 사이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천식 치료제가 급여에 등재돼 환자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천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희귀질환 환자가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신약 도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이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OECD 국가 평균 신약 도입률(비급여 출시율)도 현저히 낮아 제도와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글로벌 신약 접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최초 출시 후 1년 이내 도입된 신약의 비율은 한국이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이하였다. OECD 국가 평균 신약 도입률(비급여 출시율)은 18%인데, 우리나라는 5%로 약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신약 도입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78%), 독일(44%)과 영국(38%) 일본(32%) 순으로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격차가 꽤 크다.
특히 항암제와 희귀질환 신약은 글로벌 출시 후 한국에 건강보험 혜택을 못 받는 ‘비급여’로 출시되는 데에도 약 27~30개월 걸렸다.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이 평균 12~15개월, 일본이 18~21개월 걸리는 것에 비해 2배 정도 더 소요된다.
약값에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하는 ‘급여’ 출시까지는 약 4년(46개월) 걸렸다. 이는 글로벌 첫 출시 후 한국에서 급여 적용까지 걸린 기간으로 OECD 국가 평균은 45개월로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일본(17개월), 프랑스(34개월)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
한국의 건강보험 급여 신약 비율도 22%였다. OECD 국가 평균(29%)의 아래를 밑돌았다. 일본(48%)과 영국(48%)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KRPIA는 “혁신 신약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국내 환자들도 글로벌 신약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빠르게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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