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SKT) 대표가 유임에 성공하며 내년에도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에 앞장선다. 새로 선임된 정재헌 사장과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 유경상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유 대표와 함께 AI 전략을 이행한다. 최근 선보인 생성AI 기반 서비스인 에이닷(A.) 등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T는 7일 내년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글로벌 AI 컴퍼니 본격 도약을 위해 AI 중심으로 조직·인력을 개편한 게 핵심이다. 앞서 SKT는 올해 9월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위해 △AI인프라 △AI전환(AIX) △AI서비스 등 3대 영역을 핵심 축으로 이용자의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유 대표는 예상대로 유임이 결정됐다. 유 대표는 2021년 11월 SKT 수장으로 취임한 후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올해 3분기에는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정재헌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겸 SKT 변화추진1 담당은 사장인 대외협력부문 담당으로 임명됐다. AI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규제 이슈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서울중앙지법·수원지법·창원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정 사장은 2020년 SKT에 입사해 법무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SK스퀘어로 자리를 옮겨 법무뿐 아니라 환경·사회·투명경영(ESG) 업무를 맡았다.
기존 흩어져 있던 대외협력 부서들을 대외협력부문으로 통합·신설한 점도 주목된다. 대외협력은 대외적인 업무를 하는 조직을 통칭한다. 대관업무(CR)·언론홍보(PR)·ESG·법무 등을 아우른다. 정 사장은 이를 총괄하게 된다.
SKT 관계자는 "대외협력부문은 기존 사업과 더불어 AI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지원한다"며 "AI 거버넌스를 정립하고 글로벌 환경에서 CR·PR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SK 계열사 소속 전문가 영입도 대거 이뤄졌다. 이번에 신규 선임한 김양섭 CFO는 SK이노베이션 CFO로 지내며 배터리 소송 합의금과 페루 광구자산 매각 등 이슈를 다룬 전문가다. 새로 뽑힌 유경상 CSO는 구글·SKP 등에서 근무하며 전략 전문성을 키웠다.
SKT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AI 사업 전략 강화의 일환이다. 먼저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는 이통사 특화 초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기 위해 자강과 협력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유무선 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핵심 사업의 AIX도 적극 지원한다.
T-B커스터머사업부와 T-B엔터프라이즈사업부는 전 사업 영역에서 AI를 적극 도입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한다. SKT와 SK브로드밴드(SKB)는 T-B 원바디 체제로 시너지를 강화해 최고의 성장세를 이어간다.
유경상 CSO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디벨롭먼트는 이번에 신설된 부서다. 전사 경영·브랜드 전략 기능과 구독(T우주), 메타버스, 웹 3.0, 메시징, 광고 등 차세대 커머스 사업을 연계해 미래 성장사업의 추진력을 강화한다.
이날 인사에서는 16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물론, 성과와 리더십이 검증된 인재로 선발했다고 SKT는 설명했다.
새로 선임한 임원은 조현덕 AI 커뮤니케이션 담당 겸 서비스개발 담당, 이재신 글로벌 AI사업개발 담당, 유철준 스마트 디바이스 센터 담당, 채영훈 대구 담당, 송정범 B 중소사업자(SME) 담당 등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내년은 AI 피라미드 전략 실행력 극대화로 변화와 혁신의 결실을 가시화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는 회사 전략 실행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 구조를 갖춤과 동시에 글로벌과 AI 역량, 전문성이 검증된 인재를 중심으로 리더십을 개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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