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금융·투자 전문가인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전 대표와 이사무엘 인다우어스 공동창립자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회사채 발행은 대표이사에게 위임하며 발행 절차를 간소화했다.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26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사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변 전 대표와 이 창립자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 이사회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채선주 네이버 대외·환경사회투명경영(ESG) 정책 대표 등 7인 체제로 바뀌었다.
네이버 이사회는 "증권·금융 분야 전문성과 함께 오랜 기간 회사를 경영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식견이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 사업 방향성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변 사외이사는 미래에셋생명 대표 재임 기간 해외 사업 성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공동 대표에 오른 그는 단독 대표로 전환된 2020년 변액보험 수익률 18.5%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변 사외이사가 네이버파이낸셜이 해외 결제처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근거로 변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미래에셋계열사 임원으로 재직할 당시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 지분 9.3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외이사는 모건스탠리에서 아시아 투자 총괄을 지냈다. 테크 산업에 대한 실무 경험이 있고, 30년간 기관 투자를 해왔다.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할 당시 네이버 투자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 사외이사는 네이버 웹툰 계열사의 미국 증시 상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이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작업을 하고 있다. 상장 시기는 오는 6월께다.
네이버의 글로벌 회사채 발행 절차도 간소화됐다. 이사회 포괄 결의로 1년 사채 발행의 권한을 최 대표에게 위임해 시장 상황에 따라 더욱더 빠르게 사채 발행을 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빠르게 수혈할 목적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2023년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외형 성장뿐 아니라 비용 효율화에도 집중해 전 사업 부문의 내실을 다진 해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 한 해도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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