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노년'을 체험하는 이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게임을 통해 노화를 체험하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4일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젊은 층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면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에서는 지난 4월부터 7월에 걸쳐 '미래를 만나러 가자'라는 테마의 체험회가 열렸다. 전문 교육을 받은 70대 이상 노인들이 '노년'을 주제로 한 여러 방으로 참가자들을 안내했다.
체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경험해 보는 것만이 아니라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갖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먼저 아이가 어른이 돼 주름과 흰머리가 생기고 늙어가는 영상을 보게 된다. 다음으로 "몇 살로 보이고 싶은가", "몇 살이 되면 노인이 될까" 등의 질문이 벽에 쓰여진 방으로 이동한다.
또 다른 방에서는 참가자들이 테이블에 쌓인 노인들의 사진 중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고르고 이유를 말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한 20대 여성은 "나이 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고, 40대 남성은 "부모님이 어떤 심정인지 알고 싶어서 참가했는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험회를 기획한 일반사단법인 다이얼로그 재팬 소사이어티는 "젊은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내하는 노인들도 다양한 세대를 접하면서 활기를 되찾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일본의 대표적인 체험형 과학관으로 꼽히는 '일본과학미래관'도 고령자 증가에 따른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노년 공원'이라는 이름의 전시를 시작했다. 화면을 보면서 눈과 귀로 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게임, 카트를 밀며 쇼핑을 하는 시뮬레이터 등 다양한 고령자 체험이 가능하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층의 방문이 많아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MZ세대 등 청년 문화에 정통한 하라다 요헤이 시바우라공대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색다른 주제의 이벤트가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노년'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으로 젊은 세대가 조부모와의 거리감이 좁아진 것도 그 배경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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