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견조한 고용지표가 나온 뒤 다음 달 '빅 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대한 기대는 급랭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이벤트까지 겹쳐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9.0원에 출발해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350.20원에 마감했다. 지난 8월 16일 1357.6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1307.8원을 기록하며 12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이달 들어 또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 내 탄탄한 고용 상황이 확인된 만큼 다음 달 연준의 빅 컷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오히려 이달 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11월 금리 동결설까지 확산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1월 미국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29.6%까지 높아졌다. 빅 컷 확률은 0%다.
중동 지역 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도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단행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원화 약세 요인이라 환율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관측한다.
조은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연준이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약달러 압력이 커졌지만 (이후) 미국 경제가 침체를 회피하면서 올 상반기 나타났던 미국 예외주의가 다시 강달러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결정할 수 있는 지표 발표와 미국 대선, 지정학적 이슈 등에 수시로 (달러화 가치에 대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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