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과천을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성남 분당·안양도 견조한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출 규제 속에서도 서울과 인접한 상급지와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는 1기 신도시 일대의 경우, 수도권 공급 위축 우려와 개발 호재가 맞물려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 주택과 가격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시 부림동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59.9㎡은 지난달 31일 16억5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2개월 만에 기존 최고가보다 55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부림동 일대 구축과 재건축 단지들도 대출규제를 딛고 연이어 최고가를 작성하고 있다. 1982년 입주를 시작한 ‘주공9단지’는 지난달 16일 전용 73.7㎡ 매물이 기존 최고가 대비 3억1000만원 상승한 18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인근의 ‘주공8단지’ 전용 83.2㎡도 지난 9월 21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되면서 한달 만에 1억5000만원 올랐다. 지난 9월 거래된 경기 전체 아파트 실거래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부림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8단지 등 재건축 매물을 찾는 문의가 많아졌다. 9단지와 최근 통합재건축 추진에 나서면서 가장 빠른 사업속도를 자랑하는 4단지 수준의 상승세가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과천은 올 들어 누적 기준으로 5.47% 올라 서울(4.25%)을 크게 웃돌고 있다. 과천의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11월 첫째주 0.09%로 전주(0.07%) 대비 반등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성남 분당과 안양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 전용 164.5㎡가 기존 최고가보다 4억4000만원 상승한 22억원에 손바뀜됐다. 앞서 19일엔 분당구 백현동의 ‘판교알파리움1단지’ 전용 110.2㎡ 매물이 지난 6월 최고가보다 2억9000만원 오른 23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분당구 정자동의 ‘정든마을 5단지’ 전용면적 52.4㎡도 지난달 18일 기존 신고가보다 4750만원 상승한 8억75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평촌신도시가 위치한 안양시 동안구 구축 아파트도 몸값을 더욱 키우고 있다. 1993년 입주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목련두산’ 전용 161.76㎡는 지난달 12일 종전 최고가 거래대비 1억5000만원 상승한 18억2000만원에 역대 최고가를 썼다.
다만 이런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성남 등 1기 신도시 지역은 일부 외곽 지역을 제외하면 정책자금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기는 어려운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미국 대선 영향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고, 선도지구 지정이 완료되면 이런 상승세는 오래 유지되기는 힘들어 내년 1분기에는 시장 침체가 가시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광명시의 경우 지난달까지 신고가를 이어가던 일부 입주 예정단지들의 입주권이 하락하고 이달 들어 거래도 빠르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는 12월 입주 예정인 광명동 ‘트리우스 광명’ 59.9㎡ 입주권은 지난달 26일 9억2495만원에 신고가 거래됐지만, 현재는 이보다 1억원 가까이 떨어진 가격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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