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당국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5만명의 적군과 교전 중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교전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과 여러 국가들은 연말까지 우크라이나에 총 150만발의 포탄을 지원할 예정이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오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으로부터 전황에 대한 광범위한 보고를 받았다”며 “우리 군이 쿠르스크에서 5만명의 적군과 교전 중”이라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미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을 포함해 5만명의 병력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미 CNN은 집결한 병력 규모가 수만명이라며 며칠 내 쿠르스크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공격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동부 포크로우스크와 쿠라호베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쿠르스크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둘러싼 양국의 교전은 점점 더 격화할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 중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공언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현재 상황을 유지한 채 즉각적인 종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9월 말 유세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조금 (영토를) 포기했어야 했다”며 “최악의 협상도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의 종전 구상에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포기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로서는 러시아 본토 점령지를 사수하면서 적을 한치라도 더 물러나게 하기 위한 총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쿠르스크에서 승기를 잡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더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교전 격화는 불가피하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U는 우크라이나에 연말까지 포탄 지원에 나선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포탄 100만발이 연말쯤 모두 전달된다고 밝혔다. 그는 “EU가 약속한 100만발 중 98만발을 이미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EU 회원국들은 지난해 3월 155㎜ 포탄 100만발을 1년간 공급하기로 합의했지만 유럽 방산업체들의 생산역량 한계 등으로 전달이 늦어졌다. 연말에 전달이 완료된다면 당초 계획보다 9개월 이상 지연되는 것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EU의 양자 협정과 체코가 주도하는 이니셔티브 덕분에 연말까지 EU에서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탄약이 150만발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나다, 덴마크, 독일 등 18개국은 올해 초 체코의 주도하에 체코 이니셔티브를 맺고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을 포함해 80만발의 포탄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중순 기준 이들 국가들은 약 5만발의 포탄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나 체르노초바 체코 국방장관은 지난 7월 슬로바키아 매체인 데니크N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 우크라이나를 위해 포탄을 구매하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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