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4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감소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32억8200만 달러로 17.4% 늘었지만 10대 수출 품목 가운데 7개 품목 수출액이 줄었다.
정부는 올해 수출이 종전 최대였던 2022년(6836억 달러)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목표치인 7000억 달러 달성은 어려워졌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지난 7월(13.5%) 정점을 찍은 뒤 석 달 연속 둔화세다. 지난달 수출액은 575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0.2% 쪼그라들었다. 수출 피크 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관세 전쟁' 예고···"잠재성장률 수준 성장도 어려워"
내년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장벽을 더 높일 게 확실해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인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 증가율이 올해 7.0%에서 내년 2.1%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말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앞둔 한국은행도 전망치를 내려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들도 기대 수준을 낮추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9월 말 평균 2.1%에서 10월 말 평균 2.0%로 0.1%포인트 하락했다. 바클레이스, 씨티, JP모건, HSBC, 노무라 등 5곳은 1%대 성장률을 제시했다. 잠재성장률(2.0%)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속도와 폭에 따라 내년 성장률과 수출 실적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에 나선다면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도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관세 인상이 앞당겨지면 지금 제시한 성장률(2.0%)과 상당한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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