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건설업계가 수장 교체와 조직개편 등을 통해 위기 극복의 해법 모색에 나서는 한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5일 그룹 인사를 통해 건설계열사인 현대건설 대표이사에 이한우 부사장,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 주우정 사장을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현대건설 창사 이래 첫 1970년생 대표이사로, 현 윤영준 대표이사가 1957년생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세대교체로 풀이된다. 이 내정자는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강화하고, 에너지 분야 중심의 신규 투자 확대를 통해 현대건설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꼽히는 주 내정자는 기아차 재경본부장으로서 기아차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이바지한 인물로 평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 내정자를 중심으로 재무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실적 부진을 극복할 예정이다.
대우건설도 다음 달 이사회를 열고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내정자는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의 사위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오너가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지난 11일엔 기존 7본부 3단 4실 83팀을 5본부 4단 5실 79팀 구조로 재정비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재무와 전략 기능을 합쳐 '재무전략본부'로 통합하고, 전체 팀장의 40%가량을 물갈이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 체계 강화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토대를 마련하고 임직원 모두 힘을 모아 건설시장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에코플랜트도 지난달 임원 인사를 통해 지난 6월 말 기준 66명이던 임원 수를 51명으로 23%가량 줄였다. 또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 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에너지 사업 조직은 별도로 독립시키는 내용의 조직개편도 단행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엔 김형근 당시 SK E&S 재무부문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며 쇄신 신호탄을 쏜 바 있다.
건설업계의 이 같은 체질개선은 건설업 침체 위기를 조직 재정비와 슬림화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건설업 영업 이익률은 2.97%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5%보다 0.38%포인트(p)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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