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불공정 논란의 중심에 선 대한체육회에 칼을 빼 든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가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 회장에 대해 3선 도전을 승인하는 등 체육회에 공정성과 자정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1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6개월을 맞아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스포츠계 낡은 관행을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투명한 스포츠 행정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스포츠혁신지원과(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과는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감사·조사에 나선 결과 드러난 체육계의 불공정한 관행을 타파하는 데 집중한다.
‘제2, 제3의 이기흥’도 막는다.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에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적·제도적 개선을 추진한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는 지난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기흥 회장에게 3선 도전을 승인한 바 있다. 이 회장이 3선을 위한 첫 관문을 가뿐히 통과한 데는 공정위가 제구실을 못 해서란 게 중론이다.
앞서 문체부는 스포츠공정위 구성과 운영의 불공정성을 지적한 바 있으나 체육회는 심의를 강행해 이 회장에게 3선 도전을 위한 길을 열어줬다. 직후 문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에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적·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불공정한 대한체육회에 상응하는 행정적·재정적 조치도 취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현재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직원 부정 채용과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 혐의로 이 회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에 서울경찰청은 반부패수사대에 배당해 수사 절차에 들어갔다.
아울러 정부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지역에 지원했던 생활체육 예산 중 일부인 416억원을 지방협력사업으로 전환해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등을 추진한다. 국민체육진흥기금 사업 전반에 대한 집행과 성과 관리도 강화한다.
문체부는 “세계 속 대한민국 스포츠 위상에 걸맞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스포츠 민관 협력을 확립하고, 스포츠 재도약을 위한 정책적인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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