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조'로 덩치 키운 증권사… 신사업 진출·종투사 밑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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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4-1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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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개 증권사 자기자본 6.82% 증가

  • 미래에셋·한투증권 IMA인가 요건

  • 대신증권, 10번째 금투사 '한발짝'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최근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가 90조원을 웃돌고 있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키우는 이유는 주로 신사업 진출 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1개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는 90조7565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84조9583억원) 대비 6.82% 늘어난 수준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9조790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증권이 8조871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증권사는 국내에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인가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곳이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보장 의무를 가지고 고객예탁금을 운용하는 통합계좌를 가리키며,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해당 업무를 할 수 있다. 고객의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은행 이자를 웃도는 수익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미래에셋은 2023년부터 자기자본 규모를 전년 대비 6~7%대 꾸준히 늘리고 있고, 한투증권은 2022년 6조원대였던 자기자본을 작년 8조원대까지 끌어올려 사업범위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IMA는 2016년 도입됐지만 아직까지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금융당국은 연내 IMA 사업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계획대로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미래에셋과 한투증권 중 ‘업계 최초 IMA 진출’ 타이틀을 획득할 증권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지만 IMA 진출은 염두에 두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대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IMA 사업인가를 획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자본 증가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지난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다. 인수 전 포스증권 당시에는 5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인수 후 1조1543억원으로 23배 가까이 급증했다. 토스증권과 나틱시스증권 서울지점은 각각 47.5%, 45% 증가율로 뒤를 이었다.
 
자기자본 규모 상위 10개사 중에서는 대신증권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올해 3조11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702억원) 대비 43.7% 급증했다.
 
이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요건을 갖추며 ‘10호 종투사’ 진출에 한걸음 다가섰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대비 100%에서 200%로 늘어나면서 영위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넓어진다.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 외화 일반 환전 업무도 가능해진다.
 
현재 종투사는 미래에셋, 한투증권, NH투자,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 키움 등 9개사가 영위하고 있다.
 
자기자본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우리투자증권과 교보증권도 종투사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교보증권은 2022년 1조4825억원에서 지난해 1조8696억원으로 26% 이상 늘렸고, 올해 자기자본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종투사 진출을 위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대형사들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자기자본을 늘리는 반면 소형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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