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 2달 연속 둔화됐지만…금리 하락에 재확산 조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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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
입력 2024-12-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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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증가폭 8월의 '10%'수준…"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결과"

  • 기준금리 인하 대출금리 하락으로 직결…"관리 수단 없어지는 셈"

5대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주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 달 연속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은행 대출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1729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917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증가 폭은 지난 10월(1조11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계대출을 견인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8257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며 10월 증가 폭(1조923억원)보다 감소했다.

이는 지난 7~9월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대출 증가 폭에 비하면 크게 둔화한 모습이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 폭은 △7월 7조1660억원 △8월 9조6269억원 △9월 5조6029억원 등으로 '역대급'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증가 폭은 8월 증가 폭 대비 약 10%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 같은 둔화세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방침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 증가가 경제 안정성을 저해할 주요 요인으로 보며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026년까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가계대출 신청을 전면 중단하거나 대출 한도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대출을 강하게 조이고 있다.

다만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인하한 점이 가계대출 관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대출 규제 효과가 약화되고, 다시 가계부채가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기준금리 첫 인하 전후로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시장금리 하락을 상쇄했으나 이번에는 가산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0월 기준 5대 은행 평균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신규 가계대출)가 1%포인트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예상을 벗어난 만큼 시장금리에 미리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은행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3.215%, 3.092%였던 은행채 1년물·5년물 금리는 이틀 만에 각각 0.176%포인트, 0.127%포인트 떨어지면서 29일 3.049%, 3.092%를 기록했다. 각종 가계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와 연동돼 추종하는데 시장금리 하락 국면에서 가산금리 인상 카드가 없다면 은행들은 대출금리 하락을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춰야 해 가산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은행 대출금리의 근거금리가 하락하면서 반영되는 부분은 생길 것"이라며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 가산금리까지 축소하면 사실상 가계대출 관리 수단이 없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내년부터는 월별로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내년에 은행들 총량 규제가 다시 시작된 후 대출 수요가 과열되면 가산금리를 내리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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