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아주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료 광물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 통계를 보면 10대 광물 중 흑연, 리튬, 희토류는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리튬 수입량 중 59%가 중국산이었고 흑연은 97%, 희토류는 54%를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가 지난해 지정한 10대 광물은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세륨, 란탄,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터븀 등이다. 정부는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중남미와 유럽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페루는 구리와 아연 생산량 세계 2위인 주요 자원 부국이다. 최근에는 리튬 등 희소금속이 부존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지난 10월 페루 에너지광업부와 '한·페루 핵심 광물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급망 강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인 조지아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조지아와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타결한 게 대표적이다. 흑해 인접국인 조지아는 우리 수출품이 코카서스 지역으로 운송되는 주요 관문이다. 특히 러시아를 경유하지 않는 노선이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물동량이 급증했다.
정부는 EPA를 통해 에너지·자원, 공급망 등 6개 분야에서 포괄적인 경제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 핵심 관심 분야와 품목을 파악해 공급망 위기가 발생했을 때 상호 협력해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10대 핵심 광물 중 하나인 망간에 대해서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우리나라는 2022년 경제적 타당성 평가 공동연구 등을 통해 EPA 효과를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남미와 유럽 외에 동남아시아 지역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또 다른 선택지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탐사부터 채굴, 정·제련, 소재 가공, 이차전지·전기차 제조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중장기 협력 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자원 부국과 핵심 광물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민수 광해광업공단 핵심광물기획팀 차장은 "안정적 원료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 개발 확대와 기술 개발 등 역량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민간기업 중심으로 해외 자원 개발을 추진하되 공공기관의 기술·제도 노하우와 정책자금 지원도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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