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주가 수익률은 연초보다 34.7% 감소했다. 유한양행(59.3%), 녹십자(23.6%), 대웅제약(2%) 등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7817억원)과 영업이익(1348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1%, 44.8%씩 늘었다. 그럼에도 기업역량 훼손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커지며 주가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3분기에는 실적 개선세도 꺾였다. 매출액 3621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7%, 11.4%씩 줄었다. 그간 주가 악화를 상쇄하는 방파제 역할을 해줬던 ‘호실적’이란 기대 요인도 이제는 사라진 셈이다.
양 진영의 첫 대결은 지난달 28일 진행된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펼쳐졌다. 4인 연합 측이 추진했던 이사회 증원(10인→11인)은 무산됐지만, 형제 측이 앞서있던 이사회 구성은 5대5로 맞춰지며 사실상 무승부로 끝났다.
양 진영은 오는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추종에서 재대결을 펼친다. 한미사이언스 제안으로 4인 연합 측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이사 자리에서 해임하는 안건이 다뤄진다. 대신 이 자리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로 대체하는 안건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4인 연합은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지주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해를 넘겨 내년 3월 정기 주총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인 연합 측 이사진 3명의 임기가 해당 시점에 끝나기 때문이다. 형제 측은 이때를 경영권 장악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4인 연합 측도 내년 주총을 대비해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우군으로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한미약품이 실적을 회복하더라도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내년 예정된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HM15275)와 신개념 비만 치료제(HM17321)의 결과 발표와 임상 개시가 기업 가치에 힘을 실어줄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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