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여름부터 계엄을 언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여 사령관은 전날 특수본 소환조사에서 "초여름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시국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대통령께서 시국을 걱정하며 계엄 얘기를 꺼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 사령관은 식사 자리엔 윤 대통령과 '충암고 선후배'인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도 있었으며 윤 대통령의 계엄 얘기에 자신은 "그런 얘기 하시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고 진술했다.
"'설마 계엄을 정말 하시겠나' 정도만 생각하고, (윤 대통령이) 구체적인 계엄 계획을 갖고 얘기한 것은 아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러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 사령관의 주장이다. 여 사령관은 또 이후에도 윤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계엄 필요성에 대한 얘기를 꺼냈으며, 자신은 계속 안 된다고 만류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여 사령관은 사전에 계엄 모의에 참여한 적은 없으며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 이후에도 상세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수본 조사에서도 "정말로 계엄을 선포할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적으로 전해졌다.
여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방첩사 병력과 요원을 투입하고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계엄 선포 직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의 위치 추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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