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은행 경제모형실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을 2%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대로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5~2029년 1.8%, 2030~2034년 1.3%, 2035~2039년 1.1%까지 낮아진 후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까지 계속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잠재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 경제 규모를 말한다. 잠재성장률은 잠재 GDP의 증가율이다.
한은은 통상 2~3년 주기로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한다. 이번 잠재성장률 발표는 2021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추정에서는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 새로운 인구추계 자료 등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했다.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 자료가 반영되면서 잠재성장률도 전반적으로 0.1%포인트가량 올랐다.
잠재성장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여건들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면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과 함께 종합적인 생산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과 자본투자 증가세가 모두 둔화된 영향이 컸다.
혁신이 부족한 데다가 자원 배분 비효율성으로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가 낮아지는 가운데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 변화로 투자도 둔화하고 자본 투입 기여도 역시 감소하며 잠재성장률을 깎아 먹었다.
배 실장은 "15세 이상 인구가 추세적으로 줄면서 2030년대에 들어서면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며 "잠재성장률은 인구구조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노동 투입이 잠재성장률에 미치는 기여도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잠재성장률 장기 추세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2030년대 1% 초중반에서 2040년대 후반에는 연평균 약 0.6%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한은은 우려했다. 생산에 투입되는 요소인 노동, 자본, 총요소생산성의 미래 추세를 가정해 장기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 생산함수접근법을 활용한 결과다.
배 실장은 "우리 경제 내 주어진 여건이 아니라 향후 구조개혁 등을 통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구조개혁 연구 결과를 고려해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하는 가운데 기업투자 환경 개선과 혁신기업 육성 등을 통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모형실은 구조개혁 시나리오별 잠재성장률 장기 제고효과를 시산해 발표하기도 했다. 혁신 생태계 조성, 수도권 집중 완화,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 등의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경우 각각 △총요소생산성 향상(0.7%포인트) △출산율 제고(0.1~0.2%포인트) △노동의 질 향상(0.1%포인트) 등 만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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