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부진 삼성, 美 투자도 '속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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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입력 2024-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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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 계획 줄이며 보조금도 80억달러 하향

  • HBM 실기 만회 집중… 파운드리 가동 조절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숨 고르기' 전략에 속도를 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등을 위한 새판짜기에 나서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파운드리는 국내에 이어 미국 투자까지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최대 47억4500만 달러(약 6조8800억원)를 직접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한데 이어 보조금 지급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보조금 규모는 지난 4월 PMT 당시 64억 달러에서 약 17억 달러(26%)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PMT 체결 당시보다 투자 계획을 줄이면서 보조금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당초 2030년까지 총 450억 달러(64조5200억원)를 미국 반도체 시설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수요 등을 감안해 80억 달러 가량 투자액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9.3%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TSMC는 이 기간 2.6%p 상승한 64.9%를 기록하며 양사 격차는 더 벌어졌다.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들이 TSMC로 몰리는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자사 시스템LSI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5에도 엑시노스를 탑재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수주 부진 등으로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도 수조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일부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가동률 조절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4공장(P4)도 당초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 생산하는 곳으로 설계했지만, 파운드리 사업 부진이 장기화되자 첨단 메모리 전용 생산라인만 구축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라인 전환에 우선 순위를 두고 파운드리 투자를 운영 중"이라며 "올해 시설투자(CAPEX) 규모는 감소할 전망이며, 수익성을 고려해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22년 착공한 테일러 공장도 당초 올해 하반기 가동이 목표였으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현재는 가동 시점이 2026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10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테일러 프로젝트에 대해 "변화하는 상황으로 인해 조금 힘들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확정지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800만 달러(약 6639억원)의 직접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대 5억 달러(약 7248억원)의 정부 대출도 지원한다. 당초 알려진 직접 보조금 규모인 4억5000만 달러(약 6500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 기지를 짓고 퍼듀대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오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 38억7000만 달러(5조6000억원)를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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