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HMM과 팬오션으로 대표되는 국내 해운사들의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홍해 사태와 미 동부 항만노조 파업 재개 가능성, 고환율 등 예상치 못한 특수가 이어진 결과다. 해상운임비는 통상 달러로 받고 매출을 원화로 환산해 타 산업군과 달리 환율이 오르면 해운사는 실적이 크게 개선된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최고 1480원대로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운임 고공행진 효과는 해운사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0% 증가한 3조2195억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매출 역시 1년 전보다 35% 늘어난 11조3429억원이 예상된다.
주요 벌크선사인 팬오션도 4분기 실적 호조로 인해, 지난해 매출 4조6316억원, 영업이익 4711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22%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도 중동 사태 장기화와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한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해 국내 해운사들이 운임 상승으로 인한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해운사들은 호재에도 좌불안석이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과잉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실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최근 발간한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 시장엔 211.4만 TEU 규모의 신조 선박이 대거 인도되며 공급이 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요치인 2.8%를 웃도는 규모로 수급 불균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도 악재로 꼽힌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전 세계 행상 물동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에도 물동량 증가에 따른 유례 없는 호황으로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발주했던 컨테이너선들이 대거 운항에 나섰지만 얼마 못 가 공급과잉으로 운임이 하락하는 상황을 마주했다”며 “중동지역 갈등 등으로 호황기를 보내고 있지만 화물 수요가 공급량을 받쳐주지 못하면 이는 단기 효과적 수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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