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내부 갈등이 상호 폭로전으로 이어지며 격화되고 있다. 허은아 대표는 "당 대표는 이준석 의원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이 의원의 '상왕정치'를 주장했고, 이 대표는 '당원소환제'를 언급하며 "시시비비를 가려보자"고 맞불을 놨다.
허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제가 '이준석 상왕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면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라며 "그 밖에 저에 대한 음해와 모략은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에 따르면 그가 지난해 5월 개혁신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이 의원은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김철근 사무총장을 추천했다. 당초 허 대표는 김 사무총장 임명을 거부했지만, 이 의원이 수차례 강하게 요구하면서 결국 수용했다.
이후 이 의원은 허 대표의 당무에 불만을 갖고 "아무것도 하지 마라"며 압박하면서 당 회의나 행사에 거의 불참했다. 김 사무총장 등 이 대표 측 인사들도 대표 권한을 무시하고 월권을 일삼았다는 것이 허 대표 입장이다.
허 대표는 "이 의원은 상왕정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사당'은 아니다"라며 "딱 한 사람만 민주적 의사 결정을 존중하면 모든 문제는 다 해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준석 의원은 전날과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허 대표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 의원은 11일 "(22대 총선에서) 경기 동탄 선거 뛰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선거 뛰느라 바빠죽겠는데 누군가가 비례 달라고 선거 중에 숙소까지 찾아와 울면서 난리 쳤을 때"라며 "주민들 만나러 가야 하는데 울면서 세 시간 난리 쳤다"고 허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울고 쇼하는 게 안 통하는 걸 그때 배웠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참았는데 자중하라. 당원소환이 두렵겠지만 좋게 좋게 해결하려고 기회 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12일에도 "방만한 재정 운영 이후에 국회의원들에게 5000만원씩 특별당비 내라고 난리 친 건 기억 안 날 것"이라며 "사무처 당직자 공개로 채용해 놓고 바로 자기 말 안 듣는다고 자르라고 난리 친 것도 기억 안 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래 놓고 주변 사람들이 가스라이팅 당해서, 사주받아서 본인(허 대표)을 싫어한다고 여길 것이다. 그저 안타깝다"며 "시시비비는 가려보자. 당원소환제는 사이트 구축이 완료되면 바로 서명받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허 대표는 과거 이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를 역임했을 당시 수석대변인을 맡았고,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으로 불리며 이 의원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1월 비례의원직 상실을 각오하고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했고, 5월 개혁신당 1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개혁신당 내부 갈등은 허 대표가 지난해 12월 이 의원의 최측근 김철근 전 사무총장 등을 해임하면서 외부로 노출됐다. 이 의원과 개혁신당 당직자들은 허 대표에게 '결자해지'를 요구하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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