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11일 중국을 방문해 양국 간 경제·무역 관계 강화를 모색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영국 재정에 대한 불안이 커진 가운데 이뤄진 리브스 장관의 중국행은 향후 5년간 영국 경제에 6억 파운드(약 1조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리브스 장관은 전날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만나 제11차 중·영 경제금융대화를 주재했다. 양국 간 고위급 경제금융대화는 2019년 당시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런던에서 후춘화 부총리와 만난 이후 6년 만이다.
이 자리에서 허 부총리는 "중국은 영국과 협력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며, 경제 및 금융 협력을 더 확대해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중·영 관계 발전에 더 많은 동력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리브스 장관은 "영국은 중국과 경제 금융 분야에서 실무 협력을 강화해 양국 관계를 지속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영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번 대화에서 양측은 중·영 간 주식 연계 강화 등 금융서비스 협력, 농산물 등 일부 특정 분야 수출 장벽 해제 등 방면에서 합의를 이뤄냈다. 이는 향후 5년간 영국 경제에 6억 파운드(약 1조803억원) 효과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최대 10억 파운드 수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특히 금융 방면에서 리브스 장관은 "올해 런던에서 중국의 첫 해외 위안화 표시 녹색채권이 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허 부총리는 "중국은 영국 금융회사의 위안화 서비스 확대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리브스 장관의 방중은 지난주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영국 국채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으며 집권 노동당의 경제 회생 노력에 걸림돌이 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 정부의 자금 조달과 부채 상환 비용이 늘어나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해야 할 위험이 커진다.
제1야당인 보수당이 재정 불안 속 자리를 비운다며 중국행을 비판한 가운데, 리브스 장관은 이날 중국과 실용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가 경제 성장과 무역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리브스 장관은 이날 회의 후 베이징 시내에 소재한 영국 브롬톤 자전거 매장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을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냐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익에 근거해 결정하겠다"며 "영국 완성차 제조회사들은 중국에 대량 수출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발전을 돕고 싶다"고 대답했다.
리브스 장관의 이번 방중에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앤드루 베일리 총재, 니킬 라티 금융행위감독원(FCA) 원장, 스탠더드차터드그룹, HSBC 그룹 회장 등이 동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