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15일 새벽부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이를 주요 기사로 집중 보도했다.
영국 BBC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수사관들이 새벽 오전 4시 20분께부터 영장 집행에 나선 현장을 실시간 보도한 가운데 "길고 느린 아침이었다"며 "지난 5시간은 그들(수사관들)에게 느리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경찰이 탄핵된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대규모 새벽 작전을 개시했다"면서 "지난달 계엄령 선포 후 탄핵됐지만,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위해 경찰이 집결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AP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 수주 동안 한남동 관저에서 숨어 있었다"고 보도했고, CNN은 "논란에 싸인 윤 대통령은 지난 수주간 그의 요새화된 사저 안에서 대통령 경호처에 둘러싸여 체포를 피해 숨어 있었다"며 "그는 짧게 끝난 계엄령 이후 몇 가지 조사와 탄핵소추 심판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외신들은 이번 체포영장이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게 발부된 것에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체포영장은 현직 한국 대통령에게 사상 처음으로 발부된 것"이라고 밝혔고, 블룸버그통신은 "1차 체포영장 집행 실패 이후 정부 기관들 간 긴장이 고조되어 왔다"며 "성공적으로 체포가 진행된다면 윤 대통령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체포되는 현직 대통령이 된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시도는 처음으로 당국이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대표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의 발단이 된 지난달 3일 비상계엄령 사태를 가리키며 "그 행동은 한국 내외에서 지탄을 받았고, 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그렇게 갑작스럽고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충격을 표했다"고 평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윤 대통령은 짧은 시간 동안의 권력 강탈(계엄)로 인해 체포, 수감, 최악의 경우에는 사형에 처할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신들은 현장에 모인 체포 찬반 시위자들도 집중 조명했다. BBC는 체포 찬성자들은 "윤석열 구속"이라고 외치는 반면 체포 반대자들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힌 윤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면서 맞서고 있다"며, "한국의 이번 정치적 위기는 권력도 양분화시켜 서로에 맞서 싸우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새벽 대통령 관저를 둘러싸고 "탄핵 무효"라고 외치는 체포 반대 시위자 등 여러 시위대가 몰려 혼란을 초래했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나는 오늘 윤 대통령이 체포될 때까지 여기 있을 것이지만 여기 2박 3일 동안 있어야 할지 걱정된다"는 한 시위 참가 대학생의 말을 인용해 시위자들이 길어질 수 있는 대치 상황에 맞서 방한 장구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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