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분주하다. 공통된 의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강조한 방산과 조선 업종이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점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관세와 금리 불확실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방산과 조선 업종을 추천하며 "연초 이후 외국인 매수가 집중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은 반도체, 조선, 전력기기 업종을 꼽았다. 김 선임은 "반도체는 핵심 판로 수요산업 내 중국 경쟁기업 견제 강화로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조선은 미국이 부족한 건조능력을 받쳐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망하다"며 "전력기기는 미국 내 전력망 투자 증가 수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금융, IT 등 트럼프 정부 1기 때 수혜주가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 1기와 매크로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미국 우선주의, 무역·관세, 화석에너지 개발, 금융규제 완화, 인프라 산업 지원 등 정책 기조 또한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 1기가 출범한 2017년 1월 20일을 기준으로 1년 동안 S&P500 지수는 2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IT(41.2%), 금융(27.7%), 헬스케어(26.7%), 경기소비재(25.9%) 순이었다. 반면 화석에너지 확대 정책에도 에너지 섹터는 3.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금융 업종은 공통적으로 수혜 업종으로 꼽혔다. 금융규제 완화라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1기 때와 유사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IT 업종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AI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펀더멘털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이익 모멘텀이 강력해지고 있다"며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빅테크 랠리 역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기 때보다 높아진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책 강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은 "과거에 비해 관세를 부과할 때 인플레이션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집행할 수 있다"며 "GDP 대비 미국 부채비율이 1기에 비해 높아진 만큼 감세 정책 범위가 1기에 비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후 강세를 보였던 대선 테마주들은 취임 후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2016년 트럼프 당선 후 2개월 동안 에너지가 강세를 보였으나 IT에 실적이 뒤처지면서 주도주에서 빠르게 탈락했다"며 "구체적인 정책 행보, 더 나아가 펀더멘털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대선 테마주는 상승 동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