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고에도 공세 퍼붓는 러, 우크라에 대규모 드론 공격

  • 젤렌스키 "러, 공격용 드론 597대·순항미사일 26발 발사"

  • 푸틴에 인내심 잃은 트럼프 "14일 러시아 관련 중대 성명"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에서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아파트 건물 현장에서 소방관들과 경찰관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소방관과 경찰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에서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아파트 건물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연일 우크라이나에 드론과 미사일을 대거 동원한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대러 추가 제재와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와 관련한 중대 성명을 내놓겠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전날 밤 러시아의 공습은 하르키우와 수미 지역에서 리비우와 부코비나 지역까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26발과 공격용 드론 597대가 발사됐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샤헤드’ 드론이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이란제 샤헤드 드론 319대와 미사일 25기를 격추했다고 말했다. 다만 미사일 1기와 드론 20대가 5개 지점에 떨어졌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공습으로 현재까지 최소 2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특정한 테러 전술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한 번의 공격에 약 300대의 샤헤드 드론을 동원해 도시에 집중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분석가 데이비드 샤프는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무기로 드론에 승부를 걸었다”며 “러시아는 드론을 통해 군사적 피해는 물론 심리적 타격까지 입힐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라고 짚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분쟁 감시 단체 에어워즈에 따르면 2022년 9월 13일부터 2023년 8월 30일까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약 2000대의 샤헤드 드론을 발사했다. 이 숫자는 올해 급증했으며, 6월 한 달 동안에만 러시아는 샤헤드 계열 드론 5337대를 발사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습 속도는 (서방 동맹들의) 보다 빠른 결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드론 생산을 지원하고 석유를 수입하는 제3자에 대한 2차 제재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방공체계가 필요하고 요격 드론에 대한 투자 강화가 필요하다”며 “우리의 파트너들이 그저 시그널만 보내는 것이 아닌 목숨을 살릴 실제 행동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휴전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휴전 등을 논의했으나 이후 기자들에게 “푸틴과의 대화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찬 자리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더 보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는 미군이 사용할 무기 비축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무기 일부의 선적을 중단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 변화를 비춰볼 때 그는 향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대러 제재 법안에 대해 “난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러시아산 석유 구매국에 500% 관세 부과 등의 2차 제재를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미 NBC 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는 “14일에 러시아에 대해 중대 성명을 내놓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튿날 기자들과 문답 과정에서도 러시아가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산부인과 병원을 파괴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알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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