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7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전날보다 1.6원 오른 1458.3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1.2원 상승한 1457.9원에 개장한 뒤 1450원 중반대에서 등락했다. 트럼프 취임 전 경계감을 높이며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 강세도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10을 넘으며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이날엔 109대에 머물렀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취임이 코앞이라 그 어떤 예측도 무의미해지는 시기"라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의 눈과 귀는 트럼프의 고관세, 확장 재정, 반이민 정책에 쏠려 있다. 특히 '대규모 보편관세' 도입 여부가 핵심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견고한 미국 경기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에 이어 국내 정국 혼란까지 겹치며 전년 대비 100원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어 환율 상단을 155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후 정책이 구체화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이후 선제적으로 반영됐던 정책 불확실성 경계가 누그러지는 과정에서 트럼프 트레이드로 촉발된 강달러 되돌림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교역 및 소비 위축 등 약달러 요인이 반영될 여지가 상존한다"면서 "실제적인 관세 부과는 법적 검토 과정을 고려하면 하반기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점진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 가시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율의 빠른 하락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단기적인 되돌림이 있더라도 3~6개월 시계 내에서 환율의 하락성 방향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보고서에서 "1월 말부터는 위안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고 트럼프 취임 이후에는 정책 우려가 해소되며 2017년처럼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당국도 트럼프 취임 전후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다음 주 미국 신정부 출범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각 기관이 미국 신정부 정책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협의회는 이날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27일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외환시장이 휴장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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