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구속에 지지자들 법원 침입해 난동…대법원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

영장 발부 후 경찰 폭행·청사 기물 파손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46명 현장 체포

천대엽 "엄중한 법적 책임 따라야 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한 19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창과 외벽 등이 파손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분노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부렸다. 이에 대법원은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19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전 3시 21분께 청사 담장을 넘고 청사 후문을 통해 경찰 저지를 뚫고 경내로 진입했다.

이들은 경찰에게서 빼앗은 방패나 플라스틱 의자 등으로 법원 정문과 유리창을 마구 깨부수며 건물 안으로 침입했다. 시위대가 법원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경찰 방패나 경광봉 등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하고, 담배 재떨이와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집어 던졌다. 주차 된 오토바이를 법원 벽면에 던지기도 했다. 또 심한 욕설과 과격한 행동으로 경찰을 위협했고, 진압하려는 경찰을 향해 소화기도 난사하면서 일대를 혼란에 빠뜨렸다.

흥분한 지지자들은 청사 내부로 침입해 사무실 내 각종 집기도 부쉈다. 소화기, 몽둥이 등으로 창문과 문, 벽면 타일 등을 박살 냈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를 찾기도 했다. 다행히 차 부장판사는 당시 법원 내에 있지 않았다. 

일부 지지자들이 "이것은 대통령님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난동을 만류했지만 이들의 과격한 행동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경찰은 "건조물 침입, 퇴거 불응, 미신고 불법 집회를 지속해서 하고 있다. 지금 즉시 밖으로 퇴거하라"고 여러 차례 경고 방송을 보냈고, 이러한 조처가 소용없자 기동대 1400여 명을 법원 내부에 투입해 지지자들을 진압했다.

경찰은 건조물침입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46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이 진압에 나서자 일부 지지자들은 "딸려 들어왔다", "나가려고 했다" 등 변명으로 애써 체포를 피하려는 모습도 포착됐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법치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도전"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쟁과 그 시시비비는 헌법이 정한 사법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만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며 "일부 시위대가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사실 확인과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법원은 정확한 피해 사항을 확인하고,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