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관련해 20일 일본 정부는 “굳건한 신뢰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관계를 한층 더 높이 끌어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국민 72%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미국식 제일주의’에 불안함을 느낀다고 답해 기대 보단 우려의 시선이 강한 분위기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회견에서 트럼프 차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한 입장과 미·일관계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일·미 동맹은 계속해서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기축”이라고 전제하고 “가능한 빠른 시기에 일·미 정상회담을 실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회담을 통해) 굳건한 신뢰 협력 관계를 구축해 두 나라 관계를 한층 더 높이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일·미 양국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해 함께 손잡고 노력하는 게 지역과 세계 평화 안정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인식을 새 미국 신정부와도 확실히 공유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새 미국 정부가 출범하는 시기의 방미이기 때문에 우선은 미국 신정권과 신뢰 관계를 확실히 구축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식 미국 제일주의’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72%가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은 21%였다. 또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6%였다. 야당 지지층에 한정하면 78%가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정부의 관계에 대해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전날 공영 NHK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앞서 “일본과 미국이 안보·경제에서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또 우크라이나와 중동,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외교에서의 일본의 역할에 대해서는 국익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주체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으로서는 우선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예고한 ‘고관세’로 인한 자동차 산업계의 불안과, 방위비 증액과 관련한 미국의 압력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아울러 이전 아베 신조 정권과는 달리 이시바 정권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정상간 만남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향후 관계 구축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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