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의 귀환] 국내 금융사 기대 반, 우려 반…규제 완화·강달러에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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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5-01-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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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 심사 간소화 등 규제 완화 거론…1500원대 강달러에 건전성·순이익 우려

지난달 2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2.0’이 현실화하며 국내 금융사에 미칠 파급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금융 규제 완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한편 강달러 기조에 원·달러 환율 1500원대가 ‘뉴노멀(새 기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권에선 주요 지표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2시(한국시간) 취임 선서를 하며 트럼프 2기 출범을 알렸다. 이로써 금융권은 보다 자율적인 운영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친기업·반규제 정책 기조를 견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제 완화 분위기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금융산업으로 확산돼 금융사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기관 인수합병(M&A) 심사 절차 간소화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정부는 M&A 검토 시간을 단축하는 ‘샷 클록(Shot Clock)’ 법안을 도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의 이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은행권 M&A 검토를 신속히 진행하고, 심사 기준에 대해 명확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러한 M&A 심사 간소화는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미국 현지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에 나선 한화생명은 아직 양국 감동당국 인허가 승인이 진행 중인데 이러한 M&A 심사 간소화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
 
혁신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역시 국내 금융사에 미칠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상자산 서비스 규제의 본격적인 완화로 은행 같은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투자, 수탁(보관) 등 시장 진출이 빨라지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지급·결제, 실물자산 토큰화 등 신기술 관련 다양한 시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국내 금융지주, 은행의 주요 지표 악화 가능성은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 세금 감면 등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이에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통화 가치는 금리가 오르면 함께 높아진다.
 
1500원대 원·달러 환율이 연내 뉴노멀로 자리 잡게 되면 국내 금융지주, 은행의 건전성은 악화하고 순이익은 떨어지게 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높아지면(원화 가치 절하) 금융지주는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3bp(1bp=0.01%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고환율에 외화대출 원화 환산액이 커지고, 자산별 위험 정도를 반영한 수치인 위험가중자산(RWA) 잔액이 회계상 급증하기 때문이다. 순이익 또한 환율이 높아지면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를 원화로 환산할 때 발생하는 회계상 손실인 외화환산손실이 커지며 감소하게 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사에 가장 큰 문제는 환율과 금리인데, 금리가 안 내려가면 이자 수익은 나겠지만 경기가 어려워 돈이 안 풀릴 것”이라며 “환율이 더 올라갈 수 있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도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자금 흐름 역시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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