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빌리고 못 갚았다…급전대출도 회생도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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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5-01-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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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 부담 가중, 대출잔액·연체율 모두 역대급

  • 서민급전창구 카드론 3.6조 증가…전년비 1.2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급전 수요는 커지는 반면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서다. 정부와 금융권이 선제적인 채무조정 등을 통해 차주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법원통계월보를 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은 12만9498건을 기록해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12만1017건을 넘어섰다. 법원이 개인회생을 선고(인용)한 건수도 9만8885건으로 지난해 9만1308건 대비 8.3%가량 늘어 역대 최대치다.
 
개인회생은 경제적 파탄에 이른 개인 차주의 빚을 감면해 주는 구제 절차다. 어느 정도 소득이 있지만 빚을 모두 감당할 정도는 안 될 때 신청할 수 있다. 개인회생 신청이 인용되면 재산 정리와 함께 법원이 정해준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소득을 일정 기간(3~5년) 동안 모두 채무 변제에 사용해야 한다. 이 기간에 빚을 성실히 갚으면 남은 채무는 면책된다.
 
개인회생이 늘어난 것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고금리·고물가로 돈이 들어갈 곳은 늘었는데 상환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내수경기 부진으로 자영업자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다. 지난해 3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64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2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같은 시기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70%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저신용(각각 하위 30%), 다중채무자(3곳 이상 금융기관 대출 보유) 등 취약한 조건을 가진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2023년 3분기 8.24%에서 지난해 3분기 11.55%로 급등했다.
 
올해도 빚에 허덕이는 차주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내수경기 부진이 회복이 요원한 데다, 지난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급전 수요로 연체 또한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서민급전 창구로 꼽히는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1년 새 3조6000억원 늘었다. 카드론 잔액이 2022년 8303억원, 2023년 2조4423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가파르다. 지난해 12월 직장인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카드론이 잔액이 전달보다 소폭 줄어들기는 했으나 11월 기준 카드론 잔액은 역대 최대치 기록했다.
 
차주들이 더 큰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권이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고금리 등 여파로 서민들의 채무가 급증했다”며 “회생 등 법적 절차까지 가지 않고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권은 선제적인 채무조정으로 차주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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