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야간 노동 문제로 인해 관계자들이 국회 청문회로 출석해 향후 사회적 합의 등을 통해 대응 방안과 해결책을 내겠다고 또 한번 약속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전 10시께 '쿠팡 택배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쿠팡 배송 기사 근로 문제를 짚어보고 정부와 쿠팡 측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청문회는 '대유위니아 임금 체불' 청문회와 함께 진행됐다.
쿠팡 측은 이날 청문회가 열리기 전인 새벽 2시 지난 5월 심야 로켓 배송 업무 중 사망한 정슬기씨의 부친 정금석 참고인과 2020년 경북 칠곡캠프에서 사망한 장덕준씨의 모친 박미숙 참고인과 합의를 마쳤다.
이날 청문회에는 강한승 쿠팡 대표,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 등 쿠팡 사장단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먼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 현안 중 가장 핵심은 과로사와 그것을 유발하는 노동 강도"라고 지적했고, 강 대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도출되는 결론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적 대화 테이블을 만들면 동참하고 이행 약속을 한 바 있냐는 이 의원의 질의에 강 대표는 해당 테이블에 성실하게 참여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합의안이 도출되면 전면적으로 이것을 개선하는 혁신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쿠팡의 노동 문제에 대해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쿠팡 바로잡기 TF'를 조직하고 현안 개선을 지적하는 '10대 요구안'을 전달한 바 있다. 해당 문제 논의를 위해 강 대표를 포함한 쿠팡 4개사 사장단과 두 차례 간담회를 가졌다.
또한 쿠팡은 작년 12월 을지로위원회 간담회를 통해 배달 수수료·택배 노동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 기구를 각각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르면 이달 중 위원회와 사회적 합의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5개월 간 도출한 중간 합의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쿠팡의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영준 CLS 대표를 향해 상차 분류 작업이 택배노동자들의 본연의 작업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CLS 측이 인정했느냐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상차(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오는 상품을 택배 차량에 싣는 작업) 분류를 노동자들의 추가 근로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쿠팡이 기존에는 상차 분류를 택배 노동자의 업무라고 주장하다가 지난 2021년 사회적 합의에서 지적 받았고 국회의 요구와 함께 환노위도 현장 방문을 통해 이 점을 짚었다며 이를 통해 쿠팡의 입장이 바뀌었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입장이 바뀌었다고) 인정한다"면서 "영업 종합 현장 종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또 송정현 전국택배노조 쿠팡일산지회장이 사내에 소식지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입차 제한을 당해 1년 반가량 생계를 당할 당한 사건 관련해서도 사과했다. 향후 송 지회장에게 보상 조치와 함께 업무 복귀, 조합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쿠팡의 '취업제한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홍 대표는 "일부 광범위하게 (사용)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했고, 강한승 대표도 "(해당) 자료와 관련해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는 지금껏 노조와 임금협약이나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노조를 부정하거나 반 노조적인 행태 이런 부분에 대해 지적 받고 있는 지점들은 해결하겠다. 성실히 교섭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노사간에 합의가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관해서는 노사 간에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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