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도 고금리 예금이 사라지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더 낮은 예금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업황 악화에 몸을 사리는 저축은행들이 적극적인 영업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탓이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79곳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22%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초 평균 금리 3.33%보다 0.1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작년 1월 평균 금리가 3.96%였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 예금금리는 0.74%포인트나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점차 하락하며 시중은행과의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최근에는 0.1%대까지 좁혀져 1금융권과의 차이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0.5~1.0%포인트 높은 금리를 통해 자금을 유치한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3.09%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평균 금리와의 격차가 0.13%포인트에 불과한 셈이다. 이 중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3.22, 3.23%로 저축은행 평균 금리와 같거나 오히려 높았다.
저축은행의 금리가 하락한 이유는 기준 금리 인하의 영향도 있지만, 저축은행이 수신 자금을 확보해 적극적인 운용을 하기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영향이 크다. 앞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대출 부실 문제를 겪었던 저축은행 연체율은 내수 침체와 맞물리며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전국 저축은행 79곳 중 36곳(45.6%)의 연체율은 10%를 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0%를 넘어선 곳도 4곳에 달했다.
또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탓도 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로 부동산 거래가 사실상 끊기고, 탄핵 정국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세로 전환됐다. 주로 부동산 시장에 대출을 내주는 저축은행으로서는 고금리 상품을 통해 자금을 유치할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권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영업 기조가 이어지며 수신 조달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당분간은 수신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지고, 인상이 되더라도 큰 폭으로 인상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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