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 세계 최초 200Gbps 무선링크 시연 성공…6G 시대 '성큼'

[사진=ETRI]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200Gbps(초당 기가비트)급 무선링크 시연에 성공했다. 오는 2030년쯤 서비스가 시작될 6G 이동통신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6G 이동통신 개념증명(PoC)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200Gbps급 6G 무선링크 시연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6G 이동통신 핵심 기술은 향후 이동통신 규격표준을 제정하는 국제표준화단체인 3GPP에서 6G 표준기술 반영을 통해 다양한 미래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에 사용된다. 이번에 개발한 6G 이동통신 시스템 기술은 초고주파(Sub THz) 대역에서 10기가헤르츠(㎓)의 광대역폭을 활용해 전송하는 다중점 송·수신 무선전송기술이다.

ETRI에 따르면 4개의 기지국 무선유닛(RU)이 동일 주파수 대역으로 동시전송하고 단말은 빔 형성 기술을 활용해 4개의 RU로부터 오는 신호의 간섭을 최소화, 총 200Gbps 이상의 전송속도를 시연할 수 있었다. 각각의 RU가 송신할 수 있는 최대 전송속도인 50Gbps 4개 무선을 묶어 최대 데이터 전송률(Peak Data Rate)이 200Gbps가 되는 셈이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4개의 기지국에 동일 대역 주파수 신호를 쏜 뒤 이를 동시에 받는 기술을 적용했다. 수신부에서는 고도의 빔포밍 기술이 적용돼 4개의 기지국에서 오는 신호의 간섭을 최소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속도가 높아지면서 대용량 채널의 부호화·복호화에 필요한 기술까지 구현해 냈다. 이를 통해 데이터량을 4배 높일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서브 테라헤르츠(Sub THz) 주파수 대역은 기존의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에 비해 주파수가 매우 높기 때문에 전파도달거리가 짧다. 따라서 미래에 크기가 매우 작은 셀(인도어 피코셀 등)용으로 사용되거나 혹은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활용한 센싱 등에 활용될 것으로 ETRI는 전망했다.

연구진은 오는 3월 초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포함, ETRI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6G 기술들을 대거 전시한다. 200Gbps급 Sub THz 6G 기술, O-RAN 기반 E-MIMO, vRAN, AI 무선액세스, 저궤도 위성통신, 모바일코어네트워크, 종단 간 초정밀 서비스 네트워크 기술 등이다.

ETRI는 또 내년 3월 한국에서 진행되는 3GPP의 차기 6G 기술 워크숍을 이동통신 사업자, 제조업체, 연구소 등과 함께 공동 개최한다. ETRI는 이 자리에서 그간 진행돼 온 6G 핵심원천기술 연구개발에 기반해 '6G 기술뷰'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일규 ETRI 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올해 6월 초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ETRI 콘퍼런스 행사에서 본 무선 시스템과 대전~서울~부산을 잇는 초정밀 유선 네트워크를 결합해 전국규모 초정밀 네트워크 기반 실시간 원격 협동공연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으로 진행된 '6G 핵심원천 기술개발' 사업 일환으로 개발됐다. ETRI가 주관기관이고 국내 이동통신 3사, 삼성전자, 클레버로직, 에스넷아이씨티, 코모텍이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