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디딤펀드, 러닝에서 배우는 연금 투자의 성공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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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 상무
입력 2025-01-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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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여전히 ‘러닝(달리기)’이 인기다. 추운 날씨에도 도심이나 한강변에서 줄지어 달리는 러너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러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적정 속도를 유지할 것'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초반에 너무 빠른 속도로 시작하면 금세 지치고 중간에 멈추게 되면 페이스를 잃고 결국 목표지점까지 다다를 수 없게 된다. 연금 투자도 이와 비슷하다. 근로활동이 한창일 때 준비해 노년에 사용해야 하는 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에 오래 달리고 멈춤 없이 꾸준히 달려야 한다.

이처럼 연금은 장기 투자의 성격을 지녀 흔히 마라톤으로 비유되곤 한다. 연금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달리기의 두 가지 원칙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연금 투자 역시 첫째 원칙은 적정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러닝에서 초보자가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달리려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속도로 달리면, 체력이 고갈되어 결국 중도에 포기하기 십상이다.

마찬가지로 투자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초심자일수록 한 번에 큰 수익을 노리는 공격적인 투자 대신, 리스크를 관리하며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과에 유리하다.

둘째, 멈추지 않아야 한다. 힘들더라도 페이스를 유지하며 꾸준히 달려야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연금 투자 역시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투자하는 만큼, 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려 투자를 중단하게 되면 누적되는 복리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된다.

두 번째 원칙은 연금 투자에 있어 더 중요하다. 러닝은 멈춰서거나 포기하더라도 건강한 신체와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연금 투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본업에 바쁜 대부분의 근로자에게는 투자를 시작하고 이를 지속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매번 연금 계좌를 들여다보며 지속적인 관리를 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수익률을 포기하고 낮은 예금 금리에 넣어 두는 사람들이 많다. 그 결과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의 약 87%(23년 말 기준)가 원리금 보장형에 머물러 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연금자산이 출발선상에서 제자리 뜀뛰기 하고 있는 격이다.

지난 9월 25일, 25개 자산운용사에서 공동 출시된 디딤펀드는 연금 투자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고안된 연금특화 펀드이다. 참여 운용사는 자산배분 역량을 집중한 단 하나의 상품만을 출시하며, 이들 25개 상품은 투자자들이 찾아보기 쉽게 '디딤펀드'라는 공동브랜드를 사용한다. 디딤펀드는 공통적으로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하는데, 주식 비중을 50% 이내로 제한하여 과도한 변동성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특히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기능을 통해 생업에 바쁜 근로자들도 투자 기간 내내 자산배분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기록이나 순위보다는 달리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펀 러닝(Fun-running)’ 문화가 자리 잡으며, 러닝 인구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아 많은 이들이 디딤펀드를 통해 연금 투자의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딜 수 있기를 기대한다. 디딤펀드를 시작으로 각자의 투자 속도를 찾아가고 이를 지속해 낼 수 있다면, 결국 우리 모두의 목표지점인 행복한 노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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