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러와 비핵화 희망" 핵군축 시사

23일 다보스포럼 화상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화상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중국과 서로 보유한 핵무기를 줄이는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핵 군축 협상과 관련 “우리는 비핵화(denuclearize)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데 나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국 간 비핵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면서 "(그대로 진행됐다면) 중국도 따라왔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핵 능력에 대해서 "중국은 지금 미국보다 상당히 적은 핵무기가 있지만 그들은 향후 4~5년 내 따라잡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파괴 능력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는데, 그가 언급한 비핵화(denuclearization)는 보유 핵무기를 줄이는 핵 군축(nuclear disarmament) 의미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핵 군축은 전략 핵무기 등의 규모를 서로 제한하는 개념이고 비핵화는 핵무기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 핵탄두 제한을 골자로 한 신(新)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을 체결한 상태지만, 러시아의 참여 중단 선언으로 내년 2월 종료된다. 트럼프는 1기 때인 2018년 10월 러시아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실전배치한 것을 문제 삼아 1987년 미국과 구소련이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했다. 중국은 미국과 별도의 핵 군축 관련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 연설의 핵 관련 발언에서는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취임 당일인 20일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했으며 대선 때는 북한이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잘 지내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발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WEF 포럼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지 묻는 말에는 “우크라이나는 준비가 됐다”며 “러시아에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러·우 간 평화 협상을 위한 노력이 기대를 갖고 진행되고 있다”며 “그것을 완수하는 일은 중요하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곧 푸틴을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나는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중단시키는 데 있어 우리를 돕길 바란다"면서 "중국은 그 상황에 대해 많은 힘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