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변압기 호황에 함께 웃는 HD현대일렉·효성중공업·LS일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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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5-0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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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특수에 '황금기' 맞은 국내 전력기기업계

  • HD현대일렉·효성·LS일렉 모두 역대급 실적 기록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용 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용 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미국·유럽 등을 중심으로 급증한 전력기기 수요에 중·대형 변압기를 생산 국내 기업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현지 공장 증설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앞장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변압기 등 전력기기 매출 호조로 국내 전력기기 3사로 꼽히는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3조 3223억원, 영업이익이 66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2017년 HD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22.9% 올랐다. 특히 북미 시장의 탄탄한 수요에 힘입어 전력기기 매출이 전년 대비 50.6% 증가하며 성장세를 끌어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력기기 시장 호황으로 제품가격 상승이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데다 선별 수주로 전년 대비 112.2%나 대폭 늘었다.

효성중공업은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건설경기 불황에도 전력기기 부분 호조로 4분기 영업이익은 1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93.4%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실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전력기기 부문 수주가 대폭 늘었다. 효성중공업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7조3000억원으로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높은 유럽에는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를 통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국영 전력회사와 3300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수주 계약을 체결하고 영국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규모 전력기기 공급 계약 등을 연이어 체결하며 유럽 시장 수주 실적 1조원을 돌파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유럽에 진출해 대용량 초고압변압기 경쟁력을 인정받아 영국,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송전 전력회사 400kV(킬로볼트) 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LS일렉트릭 역시 북미 시장 수요 확대로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LS일렉트릭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6% 증가한 4조5518억원,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38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영업이익도 분기 기준 역대 1위였다. 매출은 1조35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99억원으로 76.1% 늘었다.

국내 전력기기 3사 호재는 미국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맞닿아 있다.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할 데이터센터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전력 인프라가 반드시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변압기는 전기의 전압을 바꿔주는 기기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은 송전 인프라가 대부분 1950~1960년대에 지어져, 변압기 약 70%가 교체 시기에 도래해 초고압 변압기 수요 및 가격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제조업, AI(인공지능)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전력기기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올해 일제히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늘어난 수요를 대응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에 각각 272억원과 18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약 20% 확대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시험 라인을 추가하고 시험∙생산설비를 증설 중이다. 내년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2배로 늘어난다.

국내 초고압 변압기 '마더플랜트'인 창원 공장의 증설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신규 시험실을 구축하고 생산설비를 증설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북미를 중심으로 초고압변압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운영하는 AI 개발사 미국 xAI 데이터센터에 전력기기를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주요 IT 공룡 기업에도 배전반 부품 납품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발전과 함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국내 변압기 생산 업체들도 늘어난 일감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AI 데이터센터 건립 등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될 만큼, 초고압 변압기 수요도 지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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