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동안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딥시크' 충격에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27일 발표한 중국 딥시크의 충격에 반도체, 전력기기 관련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반영돼 주가 변동성을 확대한 모습이다.
31일 설 연휴 이후 처음으로 열린 증시에서 코스피는 장 중 한때 2496.95까지 하락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24일) 대비 0.10%(2.47포인트) 내린 2534.33에서 출발한 이후 2517.37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233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9598억원, 1986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를 강타한 딥시크 여파가 국내 시장에도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딥시크발 충격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종목과 전력기기 관련 종목이 급락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AI, 로봇주 등은 강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9.86%(2만1800원) 하락한 19만9200원에 거래를 마쳐 20만원 선이 무너졌다. -10.86% 낙폭으로 시작해 장중 -11.90%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딥시크가 저비용, 저사양칩으로 오픈AI의 챗GPT를 능가하는 AI 모델을 공개해 엔비디아가 연휴 동안 15% 이상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사양 HBM을 공급하고 있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반도체주인 한미반도체도 6.14%(7400원) 하락한 11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외에도 넥스틴(-8.72%), ISC(-8.09%), DB하이텍(-4.71%) 등 반도체주와 이오테크닉스(-9.41%), 테크윙(-8.18%), 유진테크(-6.70%) 등 반도체장비 관련 종목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AI 기술 확대에 수혜주로 꼽히던 전력기기 관련 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생성형 AI 개발을 위해 대량의 전력 수요 발생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딥시크의 충격으로 전력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됐다. 효성중공업(-11.71%), 가온전선(-11.32%), 제일일렉트릭(-10.04%), HD현대일렉트릭(-7.87%), LS ELECTRIC(-5.33%) 등도 크게 하락했다.
소프트웨어와 AI, 로봇주는 상승했다. NAVER(6.13%), 카카오(7.27%), 이스트소프트(11.24%), 레인보우로보틱스(21.26%), 삼현(10.94%)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영향으로 하드웨어인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주가가 엇갈렸다"며 "저렴한 AI 등장에 반도체, 전력기기, 전선 등 AI 밸류체인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모델 훈련 데이터의 무단 수집에 대한 의혹과 저가칩 이용 개발의 진위 여부 등 논란이 존재한다"며 "관련 산업에 기회 요인과 위험 요인이 공존하나 AI 관련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시장 관심 이동 등 궁극적으로는 AI 생태계 확장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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